식탁에서는
항상 같은 시점에 끝나지 않는다.
누군가는 아직 씹고 있고,
누군가는 이미 물을 마신다.
젓가락을 먼저 내려놓는 사람은
대개 말이 없다.
다 먹었다는 신호도 없이
괜히 컵을 만지거나
테이블 위를 한 번 더 훑어본다.
그 순간이 오면
남아 있는 사람은
자신의 씹는 소리를 조금 의식하게 된다.
한 입을 더 먹을지,
여기서 끝낼지
잠깐 멈칫하게 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음식이
갑자기 눈에 들어오고,
방금 전까지 자연스럽던 속도가
조금 어색해진다.
먼저 젓가락을 내려놓은 쪽이
기다리는 건지,
남은 사람이 얼른 끝내길 바라는 건지는
그때는 잘 알 수 없다.
다만 식탁 위의 공기가
아주 미세하게 바뀐다.
서두를 이유는 없지만
마냥 천천히 먹기도 애매해지는
그 짧은 구간이 생긴다.
예전에는
젓가락을 드는 타이밍이
늘 정해져 있던 자리들이 있었다.
누가 아직 먹고 있는지보다
누가 먼저 끝냈는지가
더 또렷해 보이던 식사였다.
어느 순간부터
젓가락을 먼저 내려놓는 쪽이
내가 된다.
예전에는
그 타이밍을 눈치 보던 쪽이었는데,
지금은
그 타이밍을 만들어버리는 자리에 있다.
특별히 의도한 건 없지만,
식탁의 방향이
조용히 바뀌어 있었다.
같이 먹지만
같은 속도로 머무르지는 못한 식사.
그날 무엇을 먹었는지는
곧 잊힌다.
가만히 내려놓은 젓가락 끝에
잠깐의 정적만
덩그러니 얹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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