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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아재 Jan 22. 2024

술꾼이 보내는 편지

미래의 자식들에게

아름다운 풍경




술꾼     


「명사」

술을 좋아하며 많이 먹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출처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미래의 아들, 딸에게


바람직한 술꾼이 되기 위해 노력한 십여 년. 가치관을 확립했지만 언제 선을 넘을지 모르는 술의 위험은 상존한다. 취한 정신이 가치관의 선을 넘는 날이 온다면, 사랑하는 술을 떠나보내야 할 것이다. 물론 자신은 없지만.

  미안하게도 같은 유전자를 가질 너희를 위해 바람직한 술꾼의 도리를 몇 자 적어본다.  

   

  하나. 술꾼은 한 잔의 술로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 아니라 취하고 나서 마신다. 술꾼은 술꾼이지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아니다.

  둘. 술꾼은 즐거워야 한다. 혼자 마실 때도 타인과 함께 마실 때도 그렇다. 술은 즐거움의 보조 도구다. 술을 독선, 폭력, 압제의 증폭제로 사용하는 사람은 그냥 원래 나쁜 사람이다. 술은 죄가 없다. 

  셋. 술꾼은 술을 권하지 않는다. 술꾼들이 모인 자리는 조용히 각자 알아서 마신다. 카페에서 커피는 각자 알아서 마시는 것처럼.

  넷. 프로 의식. 부끄럽지 않은 술꾼이 되기 위해 책임과 절제 의식을 항시 유지한다. 순간 독이 될 수 있는 알코올을 다루는 위험한 직업임을 매 순간 인식한다.


  운동을 게을리하지 말아라. 반드시 술의 양보다 운동량이 많아야 한다. 이 아비는 균형을 못 맞추어 인생 삼 분의 일의 기억을 잃어버렸다. 부디 바람직한 술꾼이 되어 아름다운 세상을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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