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심장한 잡생각

일종의 강박일지도

by 글쓰는 아재


KakaoTalk_20210331_161434235.jpg 쓸만한 사진이 떨어졌을 뿐, 딱히 의미는 없다


퇴근하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한강으로 나갔다. 삼 킬로미터도 못 가 팔, 다리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제발 우리 좀 내버려 둬 인간아, 힘들어 죽겠어. 무시하고 몇백 미터 더 가자 몸 전체가 난리였다. 걷기엔 먼 길이라 천천히 달리기로 합의했다. 수십 번도 더 달린 그 길이 끝나지 않는 길처럼 느껴졌다. 기나길 길 위를 달리며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만 떠올랐다.


‘난 왜 도대체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걸까?’


다들 여자 친구와 데이트하거나 친구들과 놀고 있을 시간. 왜 허구한 날 혼자 나와서 달리고 있는지.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약을 먹고 눈을 감고도 머릿속에 의미가 떠나지 않았다.


얼마 후 회사. 오전 내내 정신없었다. 무의미한 보고서를 만들고, 지점 사람과 전화로 싸우고, 잡무에 시달렸다. 담배 한 대 피우다가 또 떠올랐다.


‘도대체 난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걸까?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카페에 박혀 책 읽다가, 만취해 비틀거리며 집에 돌아가다가, 글을 쓰다가도.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다고 이러고 있는 건지.’


회사 동료 결혼식. 신랑이 아내에게 편지를 읽어줬다. 당신을 만나 내 삶의 의미를 찾았다고.


‘그래, 다들 자기만의 방식으로 의미를 찾으며 살고 있구나.’


어쩌면, 우리는 무의미로 가득한 세계에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무언가의 의미를 찾는 과정인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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