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나만 바보였던 거야?
하나. 손톱이 뿌리부터 자라서 올라오는 거였다니. 충격적인 사실이다. 손톱을 그렇게 많이 깎으면서도 어떻게 자라는지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손톱이 많이 자랐구나. 잘라야지. 당연히 끝이 자라서 길어진 줄 알았다. 세상에, 뿌리가 자라서 밀려 올라올 줄이야. 이 딱딱한 게 도대체 어떻게? 그런 건 울버린만 되는 거 아니었나?
둘. 초등학교 1학년 조카가 보낸 문자메시지가 띄어쓰기까지 완벽했다. 요즘 초등학생은 이런 건가? 혹시 얘가 한글 천재인 걸까? 오랜만에 내려간 고향. 옆에 앉은 조카가 음성인식 입력으로 문자메시지를 쓰고 있었다. 잘 못 인식된 단어는 한 글자만 써서 자동완성 단어로 수정했다. 세상에, 이것도 천재라면 천재인 건가? 충격적인 진실이다.
셋. 약 15년 만에 고등학교 선생님을 만났다. 환갑이 된 선생님은 얼굴이 그대로였다. 충격적일 정도로. 나만 세월을 맞았나. “선생님 어떻게 그대로세요?” “뭐 그냥. 넌 완전히 아저씨가 다 됐구나.” 누군가는 세월을 피해 가고, 또 누군가는 세월과 정면으로 승부를 겨루면서 살아간다. 다소 슬프지만 진실이다.
마지막. 자세히 들여다보면 곳곳에 숨겨진 진실이 있다. 멈추지 않고 지나가면 놓쳐버릴 진실. 단조로운 일상도 들여다보면 꽤 복잡한 진실들로 얽혀 있는지 모른다. 어쩌면 사람도 마찬가지일지도,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말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