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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랑자 Nov 24. 2023

잃어버린 가족 찾기 1

아직도 그들은 아프다

전쟁, 내전, 비행기 추락, 선박 침몰,  태풍, 홍수 등으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크게 발생한 것을 '대량재난(Mass disaster) 또는 

대량재해'로 부른다. 인명피해는 말 그대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 부상 등을 입은 경우다.


과거 세계 1, 2차 대전부터, 6.25 전쟁 등 국가 간의 전쟁과 

제주 4.3 사건과 같은 국내의 교전으로 발생한 내전,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대구지하철참사와 같은

사고들은 대량재난이면서 모두 사람이 원인이 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이를 전문용어로 인공(인위)적 대량재난(Artificial Mass Disaster)라고 부른다.


반대로, 태풍, 홍수 등 자연현상에 의해 만들어진 경우를 

자연적 대량재난(Natural Mass Disaster)이라 한다.


이러한 재난으로 만약 100명이 희생되었다면, 남아있는 가족은 

희생자 한 사람당 4명을 기준으로 할때, 유가족은 400명이 되므로 

희생자의 4배가 되는 것이다. 6.25전쟁으로 인한 전사자가 약 16만명이었으니,

유가족은 4배수 기준으로만 64만명이다.

희생자가 많을수록 그 아픔을 겪는 사람이 수없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여 사망하거나 실종된 사람의 가족은 어떠한

심정일까? 가히 상상 조차없다. 스스로 상상해보면 알것이다.


대구지하철참사처럼 아침에 학교가고 출근한다고 나간 자식, 남편, 아내가

저녁과 밤이 되도 돌아오지 않는다면?


대량재난 사태에서 최우선이자 급선무는 재난으로 사망한 사람을 찾아 

그 가족에게 돌려주는 일이다.


그럼 희생된 사람이 그들의 가족인지 어떻게 확인할까? 

대량재난에서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와 상황은 

대략 3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사고의 희생자를 알 수 있는 경우다. 

예를 들면, 항공기 추락사고의 경우,

탑승자의 명단을 알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를 전문용어로

폐쇄형 재난(Closed disaster or form)이라고 한다.

폐쇄형은 사망자의 인체만 어느 정도 유지가 되어 있다면 신원의 확인이 비교적 쉬운 경우다.

유가족의 범위가 한정적이고 탑승객의 범위도 정해져 있으며, 희생자의 주소, 생년월일 등

기본정보가 존재하고 시간과 장소가 특정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6.25 전쟁,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대구지하철 참사와 같이 

정확히 누가 전사했는지, 사망했는지 모르는 경우다. 

불특정 다수인이 사망한 경우를 말하며

이를 개방형 재난(Open disaster or form)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는 우선 신원을 확인하는 시간이 매우 길다.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신원확인율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사태가 발생하자마자 즉시 신원확인 작업을

하지 않으면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확률이 급속히 떨어질 수 있다.

희생자의 기본정보가 없기 때문에 유가족의 범위도 정보수집도 지연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폐쇄형과 개방형 재난이 합쳐진 종합형 재난(Combinated disaster or form)이

있다. 예를 들면, 항공기가 주택가, 건물 등으로 추락한 경우가 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항공기내 탑승객 정보는 확인할 수 있으나 주택가, 건물 등에 있었던 

사람을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신원확인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이 대량으로 투입되어 집중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


이러한 일을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가족의 심리적 안정과 협조다.


가족을 찾는 데는 크게 2가지로 나뉜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그 한 가지는 사망자의 생물학적, 정황적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망자 가족들에 대한 생물학적, 정황적 증거물 등을 수집하는 것이다.


생물학적 증거라는 의미는 개인의 신체정보를 얘기하는 것으로

먼저, 사망자의 키와 몸무게, 몸에 있는 문신, 흉터, 수술흔적 등과 

신원확인이 도움이 되는

신체적 특징을 말하며 추가로 사망자로부터 채취한 DNA 정보 등을 수집하는 것이다.

정황적 증거는 사망자가 착용했던 옷, 안경, 시계 등과 같은 유류품,

사망자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 시간 등에 대한 정보들이다.


반대로 유가족(남겨진 가족의 뜻)으로부터 희생자에 대한

생물학적, 정황적 증거 등을 동시에 수집하게 된다.


이렇게 2가지 방향으로 수집된 정보를 비교와 평가를 통해 

누구인지 최종 확정하는 과정이 바로 '신원확인',

즉, '잃어버린 가족찾기'의 결론이다.


사망, 실종된 사람의 가족을 찾는 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진다.

사람의 기억과 가지고 있는 정보의 손실, 훼손 등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증가하기 때문이다.


 6.25 전쟁 전사자나 민간희생자, 제주 4.3사건 등 사건이 오래된 경우는

사망한 사람의 시체가 부패과정을 거치게 되어 생물학적인

정보들이 크게 손상하게 된다. 


따라서, 재난이 발생한 이후, 잃어버린 가족 찾기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유가족들은 애가 타고 고통도 심화된다.

'잃어버린 가족 찾기'는 그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첫 번째 과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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