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어른들에게

판다의 사랑스러움을 닮은 이야기,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

by 서월


그저 성년이 된 것도 어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른이 된다면 멋지게 꿈을 펼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성년이 된 지 수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꿈은 꿈으로만 남아있다.


할 수 있는지 따져보기도 전에 꿈부터 정했다. ‘이게 아니면 안 돼.’라는 마음이었다. 모두가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꼭 하겠다는 다짐과 이루지 못하면 고통스러운 마음이 꽤 오래 지속됐다. 그래서 잘한다는 확신도 없이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반항’했다. 확신이 없었던 것이 패착이었을까? 성년이 되자마자 난 꿈을 잃었다. 결론적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고, 길잃은 마음은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했다. 그 꿈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마음과 그 열정이 영원할 줄 알았다. 영원을 믿지 않으면서도 그 마음 하나만은 믿고 살았다. 그래서 더 오래 방황하며 발붙일 곳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는 그러한 상황조차도 포용하는 위로를 담은 책이다. 꿈을 이룰 용기가 없는 이에게도, 꿈이 없는 자에게도, 꿈을 잃은 이에게도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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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 여러 편이 수록된 형식의 이야기인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는 이야기 한 편이 끝날 때마다 작가의 그림이 삽입되어 있다. 귀여운 것들이 세상을 구하고, 나는 귀여우니까 괜찮다는 작가의 이념이 고스란히 드러나듯 판다는 매우 귀엽고 사랑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특유의 색채와 질감도 아주 부드럽고 따뜻하다. 작가가 풀어내는 단편의 이야기에 위로받아 한껏 말랑해진 마음은 판다는 수없이 쓰다듬게 된다. 종이 너머로 판다가 존재하는 듯이 연신 쓸어내리는 손가락의 움직임은 쉽게 멈출 수 없다.


작가가 쓴 짧은 이야기에서도 공감할 포인트가 다수 존재한다. 인정 중독일지라도 일방적이고 편향적인 칭찬을 바라는 마음, 엉망이어도 난 귀여우니 괜찮다는 생각,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었다가 이내 말을 잃어버린 상황, 내가 유별나지 않다는 것에 위로받는 것. 미소를 짓거나 눈물을 흘리며 이 모든 것에 공감한다.


그동안 당신이 가장 안전하길 바란다.
- 김유미,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 p.116.


작가는 위로 끝에 독자의 안위를 걱정하기에 이른다. 콘텐츠 너머 향유자의 안전을 바라는 직접적인 말에는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가까운 이조차 쉽게 건네지 않는 걱정의 말을 우연히 만난 책에서, 무심코 재생한 노랫말에서 듣는다면 누구나 감정이 요동칠 것이다. 작가는 종이, 활자, 그림과 이야기 너머에 있는 독자를 위로하고 걱정하며 그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고 했던가. 아니, 나는 그들의 다정함으로 살아남았다.
- 김유미,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 p.126.


다정함으로 살아남았다던 작가는 그 다정함으로 또 다른 이들을 살린다. 다정한 이야기와 그림으로 독자를 위로하고 걱정한다. 그 마음을 닮은 듯 사랑스러운 판다 그림에서는 따뜻함이 전해진다. 따뜻한 색채로 전하는 위로의 이야기, <어른이지만 용기가 필요해>가 더 많은 이를 살릴 다정함으로 퍼져나가길 바란다.







아트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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