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의지가 약하다면 환경을 바꿔라
2. 어떻게(how) 루틴을 만들 것인가? (루틴 형성 방법)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중국 사상가인 맹자(孟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한 것을 의미하는 한자성어로 교육에는 주위 환경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주는 말이다. 우리말 속담에도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주변 환경(사람)에 따라서 우리의 행동이 나아가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왜 맹자의 어머니는 이성적으로 행동을 바꾸라고 자식을 타이르거나 혼내거나 하지 않고, 환경을 바꾸는 이사를 선택했을까?
맹자 어머니의 세 번의 이사 관련 이야기를 살펴보자. 처음에는 묘지 근처로 이사를 했는데, 그때 맹자가 보고 듣는 것이 상여(喪輿)와 곡성(哭聲)이라 항상 그 흉내만 내서 맹자 어머니는 이곳이 자식 기를 곳이 못 된다 생각하고 이사를 결심했다. 근처에 있는 저잣거리로 집을 옮겼더니 역시 맹자는 장사꾼의 흉내를 냈다. 다시금 이곳도 자식 기를 곳이 아니라 생각하여 서당(書堂) 근처로 이사하니 맹자가 늘 글 읽는 흉내를 냈고 이곳이야말로 자식 기르기에 적합하다 생각했다.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맹자는 자신이 처한 환경 속에서 ‘보고, 듣는 것’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어린 맹자를 이성적으로 말로 타일렀다고 해서 과연 행동이 바뀌었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의지’라는 건 이성적인 행동에서 나온다. 그런데 어린 맹자의 경우엔 나이가 어려서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성적인 행동보다는 자신이 보고, 듣는 감각에 충실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정보를 습득할 때 감각 기관별 정보를 수용하는 비율은 시각 83%, 청각 11%, 촉각 3%, 후각 3%, 미각 2%라고 한다. 이렇듯이 우리는 본능적으로 눈만 뜨면 보이는 주변 환경에 의해 감각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인다는 말이다.
아무리 성숙한 어른이라고 할지라도 본능과 유혹을 이길 수 없다. 그 이유는 뇌과학에서 찾을 수 있다. 감정을 통제하고 이성적 사고를 관장하는 전두엽은 청소년기쯤부터 발달하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어린 시절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본능적으로 느끼는 감정을 이기기가 쉽지 않다. 물론 성숙한 어른의 경우에도 감정을 먼저 느끼기에 감정을 자기 조절하기 위해서는 이성적으로 참고 견뎌야 한다.
인간은 ‘의지’보다는 ‘본능’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의지를 바꾸기보다는 주변 환경을 바꾸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우리 주변 환경을 바꾸는 것이 왜 우리의 행동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보자.
호주의 사서 교사인 메건 데일리의 《독자 기르는 법》이라는 책에서는 아이들이 책을 읽는 습관을 기르려면 우선 주변 환경부터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 책을 읽고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결과가 궁금하여 직접 실천해봤다. 놀이방에 있던 책장을 거실로 꺼냈고, 아이들이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어린이용 책상도 구매했다. 아이들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낮은 소파도 한쪽 벽에 두어 언제든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원래 거실은 빔프로젝트로 영상을 시청하거나 태블릿 PC 형태의 학습기를 이용하여 영상을 보는 장소였다. 아이들은 틈만 나면 영상에 중독될 것처럼 시도 때도 없이 화면을 계속 들여다봤다. 아이들 먼저 밥을 먹이고 나서 영상을 볼 동안, 밥이라도 편하게 먹어보겠다고 고안한 방법이 영상 중독(?)을 부르고 있었기에 큰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손해 볼 것 없다고 치고 환경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큰 기대를 한 건 아니었는데, 예상보다 바로 효과가 있어서 놀랐다. 처음에는 영상을 보겠다고 몇 번 말하기는 했으나 주위를 돌려 책을 꺼내어 같이 읽어보자고 하니 금방 순응했다. 그렇게 아이들은 책을 하나둘씩 읽기 시작했다. 360도 사방을 둘러봐도 책밖에 없으니 책을 보게 된 것이다. 나중에는 시도 때도 없이 책을 들고 와서 읽어달라고 했다. 심지어 밥 먹을 때도 책을 읽어달라고 해서 또 다른 고민이 생겼지만,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행복한 고민이 되었다.
또 다른 사례로는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주변에서도 바뀐 환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현재 어딜 가도 볼 수 있는 건 입구에 놓인 손 소독제다.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가 펜데믹 시대를 만들면서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손 소독제 사용하기 등 다양한 예방책이 나왔다. 원래 사람은 한 시간에 평균 16번 정도 입, 코, 눈 등 얼굴을 만지는 버릇이 있다고 한다. 이 행동들은 바이러스가 폐로 들어갈 수 있게 하는 행동이다. 그래서 시속 160km의 재채기 침방울보다 손이 더 바이러스 전파를 더 빠르게 한다는 말도 있다.
우리는 손 씻기만 잘해도 다양한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손 씻기만 잘해서 전염병을 줄였다는 사례도 이를 증명한다. 물론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비누를 사용하여 깨끗하게 손을 씻어야 효과가 있다. 그런데 밖에서는 물로 손을 씻을 수가 없으니 차선책으로 세균과 바이러스를 죽이는 손 소독제를 입구마다 둔 것이다. 코로나19 시대 이전에는 손 소독제를 쓰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하지만 어딜 가더라도 손 소독제가 비치되어 있으니 자신도 모르게 펌프를 눌러 소독제를 손에 바른다. 이것이 바로 환경을 바꾸어 새로 생긴 습관이다.
어떻게 보면 코로나 19로 인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는 환경이 우리의 삶을 바꾸었다고도 볼 수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감염이 잘 되니까 마스크를 쓰도록 벌금을 정하여 항상 마스크를 쓰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나가는 걸 깜박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현관 쪽에 마스크를 두고 언제든 쓰고 나갈 수 있게 환경을 만든다. 혹은 마스크 끈이 끊어질 때도 있어서 항상 예비용 마스크를 들고 다니기도 한다.
2020년 전후로 태어난 아이들은 밖에 나갈 때는 무조건 마스크를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아이들은 마스크 없이 밖에 나가는 세상에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런 세상일 때 태어났기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의 루틴이나 습관도 우리가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환경에 놓이게 되면 저절로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니 만일 공부가 의지가 부족해서라는 이유라면 이제는 그 핑계는 던져버리고, 내 주변 환경을 먼저 바꿔보길 바란다. 그러면 자신도 모르게 공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