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높이 뜬 낮이었다. 시선이 하늘에서 비닐하우스 쪽으로 이동하더니 수만 마리 닭들이 그 안에 가득했다. 어린 닭들이 울타리 안에서 한가로이 먹이를 쪼아 먹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곤 갑자기 화면이 바뀌면서 사이먼을 닮은 사람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옆에 또 다른 사람이 한 명 있었다. 화면이 클로즈업되면서 둘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세히 보니 마치 인터뷰하는 장면 같았다. 마이크를 든 사람이 질문을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주식회사 유토피아를 운영하는 사이먼입니다.”
“반갑습니다. 유토피아는 어떤 곳이죠?”
“최고급 신선한 계육을 생산하는 곳이죠.”
“보통 양계장에서 키우는 닭과는 다르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죠. 유토피아에선 넓고 쾌적한 땅에서 수분, 온도, 먹이 등 완벽하게 AI 기계로 자동화시켜 닭을 키우고 있습니다. 호텔로 치면 5성급이고, 비행기로 치면 비즈니스 아니 퍼스트클래스라고 볼 수 있죠.”
“그럼 아무래도 운영 비용이 많이 들겠네요. 생산되는 닭고기 단가도 비쌀 것 같고요.”
“네. 물론 그렇지만, 질병 없는 유기농 닭들이라 품질은 보장하죠. 한우로 치면 투 뿔 등급이고요. 여기 있는 닭들 모두 1등급 품종이죠. 쉽게 말해 엘리트라고 볼 수 있죠.”
“그렇군요. 그러면 여기 있는 닭들은 얼마나 있어야 상품으로 나가나요?”
“저희가 병아리를 가져와서 30일 정도 기르면 상품이 됩니다.”
“알을 부화해서 키우는 게 아니고요?”
“네. 부화는 따로 다른 곳에서 합니다. 여기서는 병아리를 가려와 키우고요.”
“그러는 이유가 특별히 있나요?”
“네 아무래도 부화 환경은 또 여기와는 다르니까요.”
“정말 철저하네요. 그러면 여긴 매달 새롭게 병아리를 가져오나요?”
“아니요. 한 달은 키우고, 다른 한 달은 이곳을 재정비합니다. 땅을 갈아서 엎어서 비옥하게 만들죠. 우수한 품질을 위해선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니까요.”
“정말 최고급이네요.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있을까요?”
“네. 저희 유토피아 최고급 계육 믿고 많이 애용해 주세요!”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화면이 갑자기 바뀌더니 땅 가까이 서 있는 닭들이 눈앞에 있었다. 그리곤 닭 한 마리가 나를 강하게 밀치며 말했다.
“저리 비켜, 이건 내가 먹을 거야.”
이런 닭이 말하는 소리가 들리다니, 닭은 꼬꼬댁하며 소리를 내는 게 아니었던가? 급히 나는 물을 찾았다.
“물 어딨어?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