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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영환 Jul 08. 2021

<1> 공부는 체력과의 싸움이다

성공하는 1등급 공부법: 완성편 (수험생활)

고3 담임을 하면서 여름이 오면 체력 고갈로 공부 리듬을 깨는 학생을 많이 봤다. 그것도 그럴 것이 3월부터 6개월 가까이 쉬지 않고 달려왔으니 지칠 만도 하다. 고3 여름에 많이들 체력적으로 슬럼프를 겪는데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이들도 있다. 대부분 그들의 공통점은 수능 날까지 중간에 지쳐서 떨어져 나가지 않기 위해 체력 관리를 했다는 점이다.      


혹시 단거리 달리기와 장거리 달리기의 차이점을 아는가? 단거리 달리기 선수는 출발부터 온 힘을 다해서 결승선까지 쉬지 않고 폭발적인 힘을 끌어내야 한다. 반면 장거리를 달리는 마라톤 선수가 그렇게 했다가는 얼마 못 가서 주저앉고 말 것이다. 마라톤은 빨리 달리다가 중간에 멈춰서는 토끼가 아니라 조금은 느려도 꾸준하게 끝까지 달리는 거북이가 되어야 완주할 수 있다.      


1등급은 멘토들을 관찰해보면 대부분 토끼가 아니라 거북이인 경우가 많았다. 물론 그중엔 유명한 온라인 게임에 나오는 까만 선글라스를 쓴 속도가 엄청 빠른 슈퍼 거북이도 있었지만, 일반적인 거북이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체력을 유지했다. 유산소 운동, 무산소 운동, 혼합 운동, 맨손 체조 등 어떤 방법이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았고, 꾸준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물론 1등급을 받는 멘토 중 체력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멘토도 있었다. 당연하게도 체력 관리를 못 한 경우엔 여름에 슬럼프를 힘들게 겪어야만 했다. 다시 회복은 했지만, 타격이 컸기에 체력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정해진 정답은 없지만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체력 유지하는 방법을 소개할까 한다. 내가 제시하는 예시에 없더라도 자신만의 방법을 찾으면 되니 참고하길 바란다.      


우선 많은 1등급 멘토들은 운동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체력 유지만 하면 되기 때문에, 근육을 늘리거나 폐활량을 늘릴 필요까지는 없었다. 그래서 힘든 운동이 아니라 가벼운 운동을 일상에서 30분 내외로 하려고 노력했다.      


대표적으로는 걷기 운동이 있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는 식사 후에 산책할 수 있는 코스가 있다. 한 바퀴 크게 돌면 5~10분 정도 걸린다. 그래서 많은 학생이 여러 바퀴를 돌고 나서야 교실에 들어간다. 식사 후 20~30분 정도 가볍게 산책을 한 것이다.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식사 후 산책은 효과가 있다. 식사하고 나서 10분에서 15분간 걷는 운동은 세계 보건 기구에서도 권장하는 신체 활동 수준이다. 다만 식후에 바로 너무 힘차게 걷거나 뛰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참고로 걷기는 오랜 시간 앉아서 공부하는 수험생에게는 치료제 같은 운동이다. 척추측만증 혹은 허리디스크 같은 증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수험생이 종종 있는데 그들에게 자연치유를 위한 처방 중 하나는 걷기 운동이다. 또한 가정의학과 김영상 교수는 “뇌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식후 가벼운 걷기로 뇌세포에 산소공급을 하는 것도 좋다”고 했다. 《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을 쓴 한재우 작가도 공부가 안될 때는 계단을 오르거나 밖에 나가서 잠시 걸으면 오히려 뇌에 산소가 공급되어 공부가 더 잘 된다고 말했다.      


걷기는 체력 증진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기에 1석2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많은 작가가 산책하며 사색하는 시간을 보내는데 그때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실제 이 부분은 나도 실천하고 있어서 매우 공감한다. 일주일에 3~5회 정도 1시간씩 걷기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기르며 유지하고, 복잡한 생각 정리와 그날 쓸 원고의 내용을 정리하기도 한다. 혹시 이 글을 읽고서 체력 관리는 시작해야겠는데, 아직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이 없다면, 걷기 운동을 강력히 추천한다.      


두 번째로는 1등급 멘토들이 종종 실천했던 계단 오르기를 추천한다. 걷기 운동만큼 많은 멘토가 실천한 건 아니지만, 아파트 높은 층(10층 이상)에 사는 멘토들이 활용한 방법이다. 학교 끝나고 집에 갈 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을 이용해서 운동하며 올라갔다. 천천히 올라가도 땀이 나기 때문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샤워하면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마칠 수 있다. 이는 멘토의 의견인 동시에 나의 의견이기도 하다. 걷기 운동 후 항상 23층까지 걸어서 올라오는 나도 실천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혹은 자기가 생활하는 교실이 4층이나 5층에 있는 경우 일부러 쉬는 시간에 1층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며 계단 운동을 하곤 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너무 빨리 계단을 오르면, 숨도 차고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산책하듯 천천히 올라가야 한다. 걷기 운동과 마찬가지로 전신 운동이기에 오래 책상에 앉아 있는 체력을 기를 수 있고, 자세를 바르게 교정할 수도 있어서 좋다.      


세 번째로는 조금 강도를 올려서 예를 들어보겠다. 1등급 멘토 중 어떤 이는 저녁 식사 시간을 이용해서 운동장을 뛰었다. 혹은 일주일에 한 시간 있는 체육 시간을 활용하여 땀을 쭉 뺐다. 이들의 공통점은 가벼운 운동으로는 체력 증진이 안 된다고 생각하여 일부러 강도 있게 운동한 것이다. 실제 체력은 임계점을 넘을수록 더 강해진다. 그들은 크게 무리하지는 않되 적절한 임계점을 넘나들며 체력을 키웠던 거다.      


지금까지는 계속 유산소 운동 중심으로 이야기를 했지만, 스트레칭과 같은 무산소 운동도 체력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적당한 긴장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만, 긴장이 지속되면 피로가 쌓이고 체력이 고갈된다. 그런데 스트레칭이나 요가와 같은 운동은 긴장을 완화시켜주기에 피로를 풀어주고, 근육이 긴장과 완화를 반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 체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또 다른 무산소 운동으로 팔 굽혀 펴기나 철봉 운동을 하는 멘토도 있었다. 아무래도 근육량을 늘려야 체력이 길러지는 걸 느끼기에 실천했을 거라 믿는다. 한 예로 오경제 멘토는 철봉을 하루에 10개씩 3세트를 꼭 하려고 했다. 그렇게 기른 체력 덕분에 수능 보는 날까지 체력적인 문제는 전혀 없었다. 심지어 잠을 적게 자는데도 계속 적은 수면 시간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도 꾸준한 철봉 운동 덕분이라 했다.      


이런 체력 관리는 운동선수들에게서 자주 관찰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 경기 혹은 두 경기하는 축구 선수들은 시합 전에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강도 있는 무산소 근육운동을 병행한다. 그 이유는 실제 경기 때 근육 손상을 막기 위해서다. 근육량이 충분해야만 전반 45분, 후반 45분 총 90분을 쉬지 않고 뛰면서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 후에는 손상된 근육을 회복하기 위해 강도가 약한 운동으로 회복 운동을 하고, 다시 회복되면 강도가 센 운동을 하는 것이다.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거의 10시간 동안 종일 앉아서 수능 시험을 봐야 하는 수험생이라면 그에 맞는 체력이 필요하다. 물론 평소에도 오랜 시간 앉아서 공부하고, 고3 수험생 1년이란 기간도 버텨야 하기에 더욱 체력 관리가 중요한 것이다.      


체력 관리의 중요성과 더불어 지나친 운동은 독이 된다는 사실도 알았으면 좋겠다. 유독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방전될 정도로 지나치게 오랜 시간 운동을 하거나 하루에도 몇 번씩 땀을 흘리며 자주 운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이 쌓여서 잠을 자거나 쉬면서 오랜 시간 회복해야 한다. 그러니 수험생은 적절한 강도로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      


《공부하느라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책에서도 자동차 배터리와 우리의 체력을 비유한 적이 있는데,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말하고자 한다. 자동차는 달리지 않고 가만히 서 있어도 배터리는 방전된다. 혹은 너무 오랜 시간 달려도 배터리가 타버릴 수도 있다. 배터리를 오랫동안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적당한 거리를 달리며 꾸준하게 자동차를 운용하는 것이다. 배터리 관리법을 체력 관리를 위한 운동 방법으로 가져와서 보면, 답이 보일 것이다.     


42.195km를 달리는 마라톤 선수들은 마라톤을 연습할 때 매일 10~20km의 거리만 달릴 뿐, 실제 완주해야 하는 거리를 모두 달리지 않는다. 매일 그렇게 달리면 분명 배터리를 다 써버리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10~20km를 달리는 것만으로도 한 번에 힘을 몰아서 써야 하는 실제 경기 날까지 체력은 계속 유지된다. 고3 수험생활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수능 날을 위해 적당한 강도로 꾸준하게 운동한다면 수능 날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고, 수능 당일에도 체력 때문에 시험을 망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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