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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대디 Sep 06. 2020

디즈니에서 할리우드 영화로, 호주에 간 공고생 EP16

디즈니 만화에서 할리우드 영화로 이직

디즈니 만화에서 할리우드 영화로 이직
이직의 주된 목적은 정직원이었으나 그 이면에는 한 번도 영상 공부를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공부를 하고 싶었다. 이직하는 회사에서는 이 조건을 맞춰주었고 대학 학위가 있었던 나는 대학원을 영화학으로 전공을 했다. 호주의 대학원 시스템은 대학 학위가 있고 해당 경력과 포트폴리오가 충분하다면 별다른 조건 없이 공부를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주변 사람들은 영상을 공부하는데 실력이 중요하지 무슨 대학원까지 가느냐하고 만류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는 젊었을 때 영상에 대한 학위가 한 개 있다면 두고두고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직한 회사 쇼타임 채널에서는 이 조건을 잘 충족시켜 주었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일의 시간 조율을 조절해 주었다.

쇼타임 채널에서는 영화와 드라마가 메인으로 방송되는 유료채널이었기 때문에 하루에 4-5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보고 검열하고 편집하고 홍보영상을 만드는 일을 하였다. 할리우드의 최신영화와 드라마들을 매일 보고 돈까지 받는다고 하면 누구나 꿈꾸는 일이 될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보기 싫은 영화, 드라마를 일이기 때문에 본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영화를 볼 때 사람마다 좋아하는 장르와 싫어하는 장르가 있을 텐데 나는 호러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무서워하기보다는 보고 나서 뒤끝이 항상 개운하지 않고 기분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한 번은 어떤 호러영화를 밤늦게 회사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2교대 근무였다) 회사 QC room(Quality control room)은 참고로 2011년 당시 Full HD 50인치 스크린과 5.1 채널이 완벽하게 지원되는 방이어서 영화를 볼 때 굉장히 실감 나는 편이었다.

회사생활은 굉장히 자유롭고 특이했는데 회사 내에 반려견을 데리고 와서 함께 일하는 사람, 매주 금요일은 BBQ와 음료가 무료로 제공되었고 최신식 헬스클럽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직원들 일부는 개인적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들에게는 회사 내 그린 스튜디오와 카메라를 무료로 이용이 가능했다.

호주가 시간상으로 미국보다 하루정도 빨라서 그런지 (예. 아이폰을 동시 발매하면 호주가 세계 첫 개통 국가가 된다.) 미국 드라마가 호주에 동시 라이브로 방영되는 것이 있었는데 그중 한 드라마가 Game of Throne (왕좌의 게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이 드라마는 영화 못지않은 스케일과 퀄리티를 뽐내었고 전 세계적으로 미국 드라마의 인기에 화룡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를 나는 미국에서 받아서 자체 심의를 거친 후 편집을 하고 QC를 한 후 쇼타임 영화채널을 통해 방영했다. 그러니까 내가 호주 최초로 먼저 방영 전에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엄청난 퀄리티의 영화, 드라마들을 계속 시청해서 그런지 내 눈높이도 자연스럽게 올라갔고 영상 제작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내가 감독으로 영화를 한번 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영상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
쇼타임 영화채널에서 2년 차가 될 무렵 어느 날, 어김없이 QC room에서 영화, 드라마를 보고 편집하고 있었다. 그중 새로운 미국 드라마(이름을 까먹었음)를 접하게 되었는데 당시 나에게는 약간 충격이었다. 그 이유는 레즈비언들의 삶을 다룬 드라마였는데 그 수위가 상상초월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건 거의 포르노라고 봐도 될 정도의 수위라 과연 미국에서 이것이 방송 가능한가 궁금할 정도였다. 그리고는 홍보영상을 편집하기 전 이 드라마의 behind the scene(제작과정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제작진의 회의 모습도 담겨있었다. 그중에서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이 레즈비언의 삶을 다루는 드라마의 목적이 잘 담겨있는 대화를 듣게 되었다. 당시 미국은 동성결혼 합법이 화두에 오를 때였는데 제작진들이 이 드라마를 통해 동성결혼 합법에 한몫을 해야 한다는 꽤 정확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이 드라마를 통해 나의 영상에 대한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전에는 그냥 엔터테인이나 취미 혹은 즐거움으로 영상을 봤다면 이때부터 모든 영상에는 어떠한 정확한 목적이 있는데 그것이 언제나 선하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이후로 여러 미디어들이 나에게는 영적 분별의 대상이 되었다. 이렇게 엄청난 돈을 투자해서 탄생한 블록버스터 영화, 드라마들이 우리의 가치관에 대한 도전을 주기도 하니 눈앞에 있는 적들과 친한 친구를 맺는 것과 다른 것이 없었다. 이때부터 미디어와 성경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고 내가 보고 느낀 것들을 주변에 있는 믿음의 동역자들과 나누기 시작했고 때로는 사람들 앞에서 전하기도 하였다.


쇼타임채널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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