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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이걸 Apr 24. 2016

택배 에티켓

special edition - 수취인편

앞서 지루한 이야기를 했으므로 이번편은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사회적으로 택배에 대해 자주 이슈가 되는 배송인, 수취인, 발송인 별 에티켓을 써볼까한다. 아마 이 에티켓만 잘 지켜도 서로 아웅다웅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1. 수취인의 에티켓


- 전화를 잘 받는다. 못받았다면 다시 전화를 해준다. 우체국같은 경우는 아침에 배송예정 SMS나 카톡이 가는데 기사 번호로 답장메세지를 보내주는 것도 좋다. (부재니 00맡겨주세요)


- 이에 덧붙여 받을 택배가 있으면 전화를 잘받아줘야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발송자가 주소를 잘못 적는 경우도 많고, 이사가기 전 주소를 적는 경우도 많고 경비실이 없는 주택이나 원룸은 부재시 위탁 수령할 곳이 없어서 배송을 못하고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건을 못받으면 속 타는 건 당신이지 택배기사가 아니다. 그런데 연락이 안되면 현장에 바쁜 택배 기사는 속이 탄다. 십중팔구는 그날 배송이 왜 안됐냐며 클레임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전화를 안받는 분들은 수십통을 걸어도 몇시간이 지나도 전화를 안받는다.


- 집에 가보시고 없으면 경비실 맡겨주세요와 같은 하나마나한 소리는 하지 않는다. 집에 가본다음 부재시 경비실 맡길거면 기사들이 전화를 왜 하나.


- 택배기사들이 귀찮을만큼 전화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1. 집에 사람이 있을 확률과 없을 확률이 50대50이라고 보면 전화를 안받는 경우는 집에 사람이 없을 절반의 확률을 안고 무거운 짐을 들고 그 집을 방문했다가 부재라면 다시 그 짐을 들고 내려와야 한다. 즉 무위의 노동을 하는 셈이다. 당신이 전화 한 통 안받는걸로 누군가는 똥개훈련을 하고있다. 바쁘다, 귀찮다 등의 이유로 전화 한 통 안받는걸로 당신은 본의아니게 누군가에게 갑질을 하고있는 것이다.


2. 통화가 되면 수취인의 의사대로 택배를 배송한다. 문 앞에 놔달라면 문 앞에 놓아주고 소화전에 넣어달라면 넣어주고 경비실 맡겨달라면 맡겨준다. 법원 판례와 택배사들의 규정에도 기재가 되어있지만 <수취인과 통화후 수취인 의사대로 일을 처리한 경우 차후 분실이나 다른 문제가 발생했을때 택배기사에겐 책임이 없다> 그러나 통화가 되지않았을때 임의배송 후 분실, 파손의 문제가 생기면 택배기사의 책임이 된다. 택배는 당신의 소유물이다. 책임감을 좀 갖자. 전화도 안받고 나중에서야 내 물건 어디있냐 다짜고짜 따지는 건 매너가 아니지않는가.


- 물건이 뭐에요? 누가 보냈어요? 기사에게 묻지 않는다. 택배기사가 투시력을 가져서 박스를 투과해보는 것도 아니고 매일 100-300개의 물건이 뭔지 외울수도 없다. 수취인인 당신이 모르는 물건을 중간 배송인이 어떻게 알겠는가. 궁금하면 택배사 홈페이지에서 운송장번호(우체국은 등기번호)나 폰번호로 조회를 해보자.


- 택배는 최소 1개당 3천원 이상의 배송료가 든다. 스팸업자가 만수르가 아닌 이상 전단지를 택배로 보낼리 없다. 그러니 제발 난 받을게 없는데 뭐가 왔냐 따지고 의심하지 말자. 필자가 일하는 우체국택배만 해도 건강검진결과, 교원공제회, 각 보험사의 가입서류나 약관, 건설협회 등에서 보낸 택배가 온다. 다 당신들 것 맞다.


- 전화를 수십통해도 모르는 번호라고 안받을거면 집에 갔을 때 인터폰으로 확인이라도 하자. 전화는 스팸인 줄 알고 안받고 벨 누르면 세상이 험하니 집에 있으면서 없는 척 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필자의 전화를 보이스피싱인가보다고 신고하신 분도 계셨다. ㅡㅡ;; 세상이 원체 험하니 이해는 하지만 그렇게까지 불안하면 택배로 물품 구매하지말고 오프라인 대형마트 가서 직접 사시길....


- 비교적 젊은 분들, 10대, 20대, 30대까지는 그래도 자라온 사회적 분위기가 매너를 중시 여기고 갑질에도 민감히 반응하고 택배에 익숙한 세대이므로 전반적으로 택배기사들의 실수에도 관대하고 택배기사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오기 힘들다는 것도 아는 경우가 많다. 젊은 세대는 아무래도 자라온 환경이 서비스업에 많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인 것도 있는 것 같다. 40대 이상 분들부터 택배를 자주 받지도 않고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억지를 부리시는 경우가 많다. 아마 살아오신 배경이, 그 간의 한국사회가 목소리 높이고 우기면 해결된다는 걸 겪으며 사셨기 때문인지 불특정다수에게 배송을 가는 택배기사를 개인 퀵서비스 부리듯이 내가 몇 시에 있으니(혹은 몇시에 나가니) 꼭 몇 시까지 오도록 하라고 명령조로 말하거나 <택배>로 <전복과 같은 생물>을 시켜놓고 (택배는 시스템이 무조건 주문하면 아무리 빨라도 다음날 온다) 빨리 갖다달라, 전복이 숨을 안쉬면 당신이 책임질거냐라는 말들을 하시곤 하는데 그렇게 급하시면 퀵서비스 회사에 전화해서 별도의 비용을 내고 픽업해 가시거나 본인이 와서 찾아가시거나 산지에 가서 직접 구매하시길 권한다. 대한민국은 1일 생활권인 거리의 나라다. 사실 택배기사한테 가서 물건 찾는것도 권하진 않는다. 약 200개의 박스를 가는 순서대로 차곡차곡 쌓아 차에 싣는데 누가 찾으러 오면 무거운 박스를 다 꺼내고 해집어서 찾아서 줘야한다. 그 분이 가고나면 또 헤집어놓은 박스를 정리해 실어야한다. 필자가 자주하는 말은 "택배는 기다리면 온다" 이다.


- 택배가 부득이 착불로 온다는 것을 알고있거나 SMS로 착불택배가 온다고 통보를 받았는데 부재중일 예정이라면 요금에 대해 처리를 하고가자. 당신들은 나중에 주면 되지 하지만 세상엔 별 사람이 있다. 택배기사들은 그 몇천원을 여러번 돈 떼이고 산다. 준다하고 안주는 사람 참 많다. 아파트라면 경비실에 요금을 맡기고 나가고 주택, 원룸이라면 우편함, 신발장, 우유가방 등 택배기사분과 통화했을때 찾아갈 수 있도록 조치를 해놓자.

우체국같은 경우는 인터넷우체국 홈페이지에서(PC에서만 가능) 등기번호로 조회 후 <착불택배 선결제>를 할 수 있다. 핸드폰 소액결제와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정 안되면 많이들 하시는 게 계좌이체인데 가능한 빨리 해주시라. 시간이 가면 잊는 게 사람이고 더 길어지면 괜히 주기 아까워지는 게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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