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남매 유럽기'에서 '이누나'를 맡고 있는 리다입니다
길고 긴 15박 16일의 유럽여행기를 다룬 "이남매 유럽기"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흑흑 감동)
4월에 다녀 온 이야기를 무려 9월에 끝내다니... 저도 이 글이 이렇게 오래 써질줄 몰랐거든요.(하하하)
저의 게으름과 나태함, 엄청난 양의 사진을 정리하고, 이 와중에 취업 준비로 이렇게 오래 되버렸어요.
모쪼록 이 글을 읽어주신 인내심 많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꾸우우우벅)
이번 여행은 순전히 "그냥 가보자"는 마음에 벌인 일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를 이렇게 다니게 될 줄 몰랐어요.
늘 동경하던 곳을 직접 보고, 느끼고, 마구 활보하게 되다니... 지금도 그 날의 기억들은 꿈 같습니다.
그곳을 떠난지 5개월이 지났습니다. 저는 여전히 한국에서 살고 있고요.
이따금 거리를 지나가다가 어디선가 구수한 빵냄새를 맡으면 "아, 프랑스 숙소에서 라 파에트 가는 길에 먹은 맛있던 크로와상"이, 잠 못 드는 어느 밤에는 영국에서 첫 날 먹은 시원한 생맥주가, 푸른 바다를 보면 스페인의 바르셀로네타 해변이, 성당을 돌아보면 바티칸 시국이... 제 하루하루 곳곳에 유럽에서 느낀 감동과 재미가 생생히 떠오른답니다.
여행을 다녀 온 후에도 이남매의 삶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아르바이트를 다니면서 공부를 하고 있고, 여전히 티격태격하고, 여전히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변화는 있었습니다.
이누나는 이번 여행을 계기로 '내가 할 수 있을까?'는 의문 이전에 "내가 한 번 해보지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도전하는것에 겁이 없어졌고, 간혹 실패하게 되어도 쿨하게 넘어가면서 또 다른 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유럽을 내가 또 언제 가보겠어?"라고 생각했는데, 다녀온 후에는 "또 가야지", "이번에 가면 이것도 해보고, 저번에 갔던 곳도 가봐야지" 새로운 계획을 짜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이마켓'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고, 새로운 분야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동생은 여행을 다녀온 후에도 꾸준히 작품활동에 매진했고, 낮에는 아르바이트, 밤에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 결과 부산과 서울에서 진행된 전시에서 완판을 하게되었습니다^^ 자신이 작가로 계속 활동할 수 있을까-하고 늘 고민하면서 꾸준히 노력을 한 것이 드디어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단한 변화는 없지만, 적어도 내 삶의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먼 타국에서 오로지 둘이서 서로를 의존하면서 보낸 15박 16일. 26여년 간 한 집에 살면서 미쳐 몰랐던 서로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신기해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누나가 힘들어하면 우직하게 뒤를 봐주던 이동생, 누나가 번 돈이 허투로 쓰일까봐 늘 가격을 살피던 이동생, 동생이 조금이라도 편히 잘 수 있게 가장 편한 좌석에 앉히고, 힘들어하면 쉬어가기도 한 이누나-서로를 위한 배려와 사랑으로 별 탈 없이 "가장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었습니다.
긴 시간 동안 함께 다니면서 군소리 없이 따라와준 이동생에게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아울러 저희 남매의 여행을 응원하고 지지해 준 많은 분들께도 고맙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이남매의 새로운 여행기가 돌아올 때까지 즐거운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년 9월 30일 이누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