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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다 Sep 14. 2023

준비. 2015년, 나는 유럽에 갔다

*본 유럽 포스팅은 2015년 3월에 작성한 글로 현재의 사정과 숙소나 음식점 같은 정보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냥 편하게 쓴 여행기라 생각해주세요. 너그러운 양해 바랍니다(얼마나 보실 지는 모르나...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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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발단은 '퇴직금'이었다.

올 2월 말 나는 계약기간 끝. 연장 없음. 직장을 잡으려고 해도 서류전형 탈락.

그렇게 나는 3월 부터 백수. 다행히 성실히(!) 4년간 근무한 덕분에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었고, 계산해보니 당장 3-4개월은 만기가 조금 남은 적금 마무리도 하고, 소소한 여행도 다녀올 수 있을 정도의 돈일듯 했다.

그리고 목돈이라고 할 수 있는 '퇴직금'. 많지는 않지만, 그냥 주택청약에 다 넣어버릴 수 있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못할 일"일것 같아 통크게 유럽 여행에 모든 돈을 털어넣기로 했다. 

애당초 혼자 갈 계획이었지만(소방님도, 친구들도 모두 일을 하는 시기이니....) 아우님도 때마침(!) 올 2월 졸업-잠깐의 여유가 생겨서 둘이서 다녀오기로 했다. 하하하. 나는 혼자 다니는 것이 좋지만... 부모님의 걱정과, 소방님의 걱정과, 아우님의 간절한 눈빛을 보니.. 거절할 수 없어서 같이 가기로 결정. 

결정 후 날짜를 잡기로 했다. 그래도 울 아우님은 졸업 후 상반기까지 전시가 주욱 잡힌 (상반기 동안은) 잘나가는 작가님인지라... 이래저래 조율하다 보니 4월 8일부터로 정해졌고, 정말 가고 싶었던 곳만 딱 짚어보니 4개 나라가 나왔다.

국 / 프랑스 / 스페인 / 이탈리아

내가 '유럽여행가요'라고 하면 이곳도 추천, 저곳도 추천(특히 '스위스'추천이 가장 많았다)을 받았는데, 안타깝게도 추천해준 나라는 그렇게 끌리지 않았다. 혹자는 '시간이나 돈 때문에 4개국만 가느냐'고도 하던데, 그냥 나는 가고 싶던 곳, 보고 싶은 것만 보면 좋은 여행인지라-그렇게 정한것 뿐이다. 

아우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디즈니 랜드 가고싶다'는 말 말고는 별다른 이야기도 없어서, 그 일정을 넣어서 그냥 내맘대로 일정을 짰다. 아우님은 까다로운 녀석도 아닌지라, 무엇보다 우리 둘이 관심사나 생활 패턴이 비슷한지라 다행.


(얼굴도 닮고, 성질머리도 비슷하고-아우님이 좀 더 성격이 좋음-, 관심사가 비슷해서 참 좋음) 

유럽여행, 최장거리-인지라 사실 겁도 나고, 어디서부터 뭘 해야하나 일정 잡아 두고도 거의 1주일은 멍하게 있었다.

그러다가 '일본도 가고, 한국 곳곳도 잘 다녔는데, 유럽이 대수냐?!'고 생각했다.

맞다. 크기의 차이고, 돈의 차이지.. 사실 별거 없다. 내가 겁내는 이유가 뭘까.....


1. 영어 울렁증.

2. 생판 듣보잡 스페인어, 프랑스어

3. 엄청 복잡한데다가 비싼 교통 


근데 생각해보니...

1. 영어 울렁증이야.. 일본서도 일본어 울렁증에 처음 얼마나 슬펐던가

   →하지만 하루도 안되서 곧 적응. 이제는 막막 술술 나온다.

2. 어차피 한국어 빼면 다 남의 나라 말. 알게 뭐여! 저들도, 나도 둘 다 못알아듣는걸 낄낄.

   →그리고 만국언어 '바디 랭귀지'가 있지않은가! 그리고 그림쟁이가 있으니..안되면 그리지 뭐.

3. 최대한 걸어다니고, 노선이야 우리나라 서울 지하철도 못지 않더라는.

  →심지어 버스가 더 편한 곳도 있고, 서울 지하철이나 프랑스나... 말만 다르지 순환선, 외부노선 등등은 비슷하더라는. 


결국 나의 마음가짐의 문제. 어딜가나 늘 잘 다녀왔는데, 유럽이라고 별 것 있겠나 싶었다.

거기다 이번에는 남동생도 같이 가질 않는가!


 (비록 언어도, 돈도 버거운 녀석이지만...후후후.....미안...후후후...) 


그렇게 2015년 4월. 나와 내 동생은 겁도 없이 유럽으로 떠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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