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다 Nov 15. 2024

[짧은소설]안 보여서 다행

쇼트스토리 창작

*2024.11.7일 쇼트스토리 창작시간에 작성한 짧은 글입니다

-



“엄마, 그 아이 도장 아직 있더라?”


마트에 아이 실내화를 사러 가는데 아이가 말한다.


-엄마, 내 옆에 A는 좀 이상하다? 지난주 월요일에 걔 실내화에 도장 자국이 있었거든? 근데 그게 오늘도 있었어. 걘 신발 빨아주는 사람이 없나 봐. 신발도 되게 더러워. 꼬질꼬질해.


어머 그러니?


-응 그리고 저번에 엄마랑 아빠 오는 날에도 걔는 아무도 안 왔어. 옷도 같은 거 계속 입어.


꼬질꼬질한 소매, 잔뜩 움츠린 어깨, 빛바랜 가방. 나는 만나보지 않은 그 아이가 그려졌다. 실내화에 낙인처럼 찍혀있을 도장 자국은 어떤가. 고사리손으로 그걸 문질렀을 아이가 가여웠다.


실내화 두 개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걸 받고 기뻐할 그 아이의 표정이 그려졌다. 엘리베이터에서 같은 반 엄마를 만났다. 나는 실내화 두 개를 보란듯이 펼쳐 들었다. 그 아이 알아? 나만 아는 선의를 은근히 세워주길 바랐다.


어 알지! 아까 봤는데? 걔 우리 아파트에 살아. 아빠가 A기업부장이고 엄마는 교사야. 웬만큼 누리고 사는지 애 옷이며 신발도 브랜드만 입히잖아. 비싼옷은 다르더라 때깔이 틀려. 나는 골든구스에서 애들신발 나오는것도 걔 보고 처음 알았잖아.


슬리퍼에 박힌 검은 줄 네 개가 뻐끔댄다. 같잖은 우월감 좀 작작느끼라고. <끝>


작가의 이전글 너는 돈이 먼저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