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왜좋
감독 : 아녜스바르다
장르 : 다큐멘터리, 판타지
별점 : ★★★★★
한줄평 : 제인버킨에 대한 소개가 없어도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아름다운 다큐
세르쥬 갱스부르의 뮤즈이자 샤를로뜨 갱스르부의 엄마 제인 버킨. 에르메스의 버킨백이 그녀의 이름을 땃다는 건 알지만 그녀가 누구인지, 왜 뮤즈인지는 몰랐다. 심지어 영국인인데 프랑스인 줄 알았다. 이 영화에서 제인은 전성기가 지난 40살인데도 20대만큼 자유롭고 소녀같고 아름답다. 그녀가 왜 예술가들의 뮤즈인지, 시대의 아이콘인지는 이 영화의 거의 첫 시퀀스만 봐도 알 수 있다. 가수로써의 면모, 배우로써의 면모, 모델로써의 면모, 그리고 여성 인간으로써의 면모를 모두 보여준다. 이 영화는 그녀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이전에 리뷰한 아녜스바르다의 행복은 로맨스+공포라는 독특한 장르였다. 아녜스V에 의한 제인B는 다큐멘터리+판타지이다. 그녀의 매력이 극대화된 것은 이 독특한 장르때문 인 듯 하다.
다큐멘터리는 보통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이 작품은 그 위에 연출과 상황을 더한다. 제인은 명화 속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짧은 이야기의 여주인공이 되어 연기를 펼친다. 연결성없는 인터뷰나 혼잣말을 하기도 한다. 그녀의 프로필이나 커리어 설명 없이도 관객은 ‘제인 버킨’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다. “언제 태어났는지, 어디서 살았는지, 누구와 결혼했는지” 같은 정보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그녀를 통해 본질을 이해하게 된다. 이것이 아녜스에 의한 제인이다. 아녜스 바르다는 아마도 ‘제인을 어떻게 보여줄지’를 오래 고민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가장 자연스럽고, 가장 ‘제인다운’ 모습을 담아냈다.
영화 속에는 명화의 장면을 재현한 연출이 많다. 영화 ‘더 폴 오디어스와 상상의 문’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특별한 세트와 장치가 없는, 일상적인 장면도 조형미와 독창성으로 빛난다.
아녜스 바르다는 인물이나 사물을 ‘어떻게 보여줄지’를 깊이 연구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실제로 그녀는 설치미술도 하는데, 그 미술적 감각이 영화 전반에 스며있다. 이 시각적 아름다움은 제인 버킨이라는 인물과 완벽하게 어울린다.
이 영화는 제인 버킨과 아녜스 바르다가 함께 극영화를 찍은 후에 만든 다큐라고 한다. 영화 전체에 감독에 대한 존경과 뮤즈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많은 다큐가 대상을 깊이 파고들거나 분석하려고 하지만, 이렇게 따뜻한 애정으로 만든 작품은 드물다. 마지막 장면에서 제인의 4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순간이야말로 감독의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