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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람마다 ‘보이지 않는 기준’이 존재한다.

능력/가치관/태도: 개인차가 행동을 결정하는 방식

by 있잖아

1) 개인차는 행동을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언어이다


직장에서 사람을 오래 관찰하다 보면 누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 대략 감이 잡히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빠르게 아이디어를 던지고, 누군가는 꼼꼼하게 자료를 정리하고, 또 누군가는 동료의 감정 변화를 잘 읽어낸다. 같은 팀에서 같은 목표를 향해 가더라도 행동이 다른 이유는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다.

조직행동에서는 능력·가치관·태도라는 세 가지 요소가 개인행동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이는 사람마다 태어나면서 혹은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구조이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행동은 이 구조를 해석하는 ‘표면’ 일뿐이다. 이 구조를 이해해야 사람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2) 능력: 일을 처리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능력은 그 사람이 무엇을 잘하고, 어떤 상황에서 힘을 발휘하며,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지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떤 직원은 회의에서 빠르게 질문하고 답을 내지만, 문서 정리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다. 반대로 어떤 직원은 회의에서는 조용한데 정리된 메모나 분석 자료는 놀라울 정도로 깊이가 있다. 이 차이는 의욕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순간 판단력이 강하고, 어떤 사람은 심층 분석 능력이 뛰어나다. 또 어떤 사람은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이 좋고, 어떤 사람은 구조화해서 정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업무 환경과 역할 배치가 이 능력의 방향성과 맞아떨어질 때 사람은 가장 자연스럽게 몰입하며 일하게 된다. 조직은 구성원의 능력 차이를 인정할수록 오해가 줄어들고, 협업의 속도가 오른다.



3) 가치관: 무엇이 ‘중요한 기준’인지가 행동을 만든다


가치관은 사람마다 다르게 세팅된 내부 기준이다.

어떤 사람은 ‘정확성’을 가장 우선하고, 어떤 사람은 ‘속도’를 우선한다. 또 어떤 사람은 ‘관계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기고, 다른 사람은 ‘성과’를 우선순위에 둔다. 예를 들어 같은 보고서를 작성하더라도 한 사람은 내용을 반복 검토하며 완성도를 높이려 하고, 다른 사람은 먼저 초안을 완성해 다음 단계로 빠르게 넘어가려 한다.


둘 사이에 오해가 생기는 이유는 ‘일을 대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확성을 중시하는 사람에게는 속도형 동료가 성급해 보일 수 있고, 속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완성도형 동료가 느리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차이는 잘하고 못하는 문제가 아니라 가치관의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좋은 조직일수록 구성원의 가치관 차이를 먼저 인정하고, 이 기준을 서로 맞춰가는 과정을 밟는다.



4) 태도: 경험을 기반으로 형성된 감정적 해석 방식이다


태도는 그 사람이 일·사람·조직을 바라보며 어떤 느낌과 해석을 하는지를 말한다.

예를 들어 상사가 ‘이 부분은 다시 확인해 보자’고 말했을 때 어떤 직원은 개선 기회라고 느끼고 어떤 직원은 실수에 대한 지적이라고 느낀다.


이 차이는 능력이나 가치관보다 태도의 문제다. 태도는 과거 경험, 관계 경험, 직장 문화 등을 통해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다. 그래서 같은 자극에도 서로 다른 감정이 생긴다. 변화 공지를 들었을 때 어떤 직원은 설레고, 어떤 직원은 불안해하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조직은 태도를 잘 읽어낼수록 구성원의 행동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게 된다. 태도를 바꾸기보다 태도가 만들어진 맥락을 이해하려는 접근이 더 효과적이다.



5) 개인차는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문제를 풀 해석의 열쇠이다


대부분의 갈등은 성격이 아니라 개인차에서 시작된다.

예를 들어 회의에서 말을 아끼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겉으로 보기에는 소극적이지만 실제로는 완성도를 중시하는 가치관 실수에 예민한 감정 경험 충분히 생각해야 말할 수 있는 사고방식이 합쳐져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빠른 실행을 선호하는 사람은 속도를 우선하는 가치관 즉흥 판단에 강한 능력 완성도보다 흐름을 중시하는 태도를 기반으로 행동한다.

개인차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왜 저래?’가 ‘아, 저 사람의 기준이 이런 방식이구나’로 바뀐다. 이 한 가지 관점 변화만으로도 팀 내 오해가 크게 줄고 협업이 훨씬 수월해진다.



6) 사람은 각자 다른 기준과 방식을 가진 ‘작은 시스템’이다


사람은 무엇이 중요한지, 어떻게 처리하는지, 어떻게 느끼는지가 모두 다르다. 이 차이는 때로는 갈등을 만들지만, 오히려 팀의 다양성을 만들기도 한다. 속도형–정확성형–관계형–분석형 등 각자의 스타일이 서로 맞물릴 때 팀은 균형과 강점을 동시에 갖추게 된다. 사람을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작은 시스템’이라고 이해하는 순간 협업의 질은 완전히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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