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식사

1일 1시

by 보니것


저울 위에 비만(肥滿)한 시(詩)를 올려두고

눈금이 가르키는 바를 따라

푸른 비늘을 긁어내고

식칼로 살코기를 내리쳤습니다

부엌 문간에는 아이들이 서있어요

우물 같이 깜깜한 아가리를 벌리고.

허기란 밑 빠진 독과 같아

내 손가락이 고기인줄 알고

잘근 씹어먹어 이제 다시는 정말로

악수를 할 수 없을까봐

까무러칠 정도로 비릿한 피냄새에

위장 속에 파도치는 토사물들의 욕망을

꾹 삼키고 오늘도 국을 끓여요

접시 위에 내온 토막난 시(詩)들을

배고픈 아이들에게 먹이려고

그 음식 또한 내 자식이건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