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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니것 Feb 10. 2021

머리카락

1일1시

 오늘 케케묵은 머리를

 우리할매가 딸을 낳을 때

 탯줄을 잘랐던 그 가위로 잘라내었다 


 비록 영혼은 춤을 추고 있으나

 침상에 누워 태어나지 못한

 아이들의 눈망울들이 떠올라서


 내가 금이야옥이야

 키웠던 과거들을

 다시 요람으로 보내려고


 그리하면

 내 영혼은 다시금 젊어지고

 빈 얼굴은 나로하여 채워지니

 

 이별 후에

 익숙하지 못한 오랜 달덩이를

 기꺼이 어깨에 이고 살리라


 그러면 나는 아이가 되고

 아이는 또한 내가 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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