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또

1일 1시

by 보니것


햇살에 납작하게 말려진 호수

영글었던 얼음이 시들어버리고

흰 이불을 걷어내고


긴 잠에서 기어코 깨어나야만

하는 불행한 씨앗의 운명이라면

겨우내 담가놓았던

연탄불을 기어이 꺼트린다면

나는 애써 모른척 없는척

잠자다 덜컥 죽은것처럼


근데 또

눈치없이 문을 두드리고

봄이 또

모아둔 심야를 조각내려고

가루내어 풀밭에 거름을 뿌리려고

기다림이 생활이 된 내게

봄이 내 옷자락을 끌어당기네


피로한 기쁨에 차서

봄이 또 같잖은 봄이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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