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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니것 Feb 17. 2021

빙판

1일 1시


 사랑이 무거운 사람들아

 언덕배기 앞에서 망설이는 얼굴들아

 어깨 위의 십자가를 내려놓고

 눈을 쓸어 벤치에 앉아보라

 사랑이란 아무렇지 않은 것

 그저 빙판을 걷는 구두를 걱정하는 일

 얼음장같은 손에 입김을 불어주는 일

 기다림 끝에 추위에 죽어가지 않아도 좋다

 눈보다 가벼운 마음일지라도

 새벽별보다 반짝일 수 있으니

 드리운 침묵의 겨울을 닦아내고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사랑하는 이를 적당히 걱정하며

 이 빙판길을 같이 걸어가자

 고양이같은 보폭으로

 가는 걸음마다 봄이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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