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니것 Feb 17. 2021

빙판

1일 1시


 사랑이 무거운 사람들아

 언덕배기 앞에서 망설이는 얼굴들아

 어깨 위의 십자가를 내려놓고

 눈을 쓸어 벤치에 앉아보라

 사랑이란 아무렇지 않은 것

 그저 빙판을 걷는 구두를 걱정하는 일

 얼음장같은 손에 입김을 불어주는 일

 기다림 끝에 추위에 죽어가지 않아도 좋다

 눈보다 가벼운 마음일지라도

 새벽별보다 반짝일 수 있으니

 드리운 침묵의 겨울을 닦아내고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사랑하는 이를 적당히 걱정하며

 이 빙판길을 같이 걸어가자

 고양이같은 보폭으로

 가는 걸음마다 봄이 녹는다

작가의 이전글 봄이 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