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시
사랑이 무거운 사람들아
언덕배기 앞에서 망설이는 얼굴들아
어깨 위의 십자가를 내려놓고
눈을 쓸어 벤치에 앉아보라
사랑이란 아무렇지 않은 것
그저 빙판을 걷는 구두를 걱정하는 일
얼음장같은 손에 입김을 불어주는 일
기다림 끝에 추위에 죽어가지 않아도 좋다
눈보다 가벼운 마음일지라도
새벽별보다 반짝일 수 있으니
드리운 침묵의 겨울을 닦아내고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사랑하는 이를 적당히 걱정하며
이 빙판길을 같이 걸어가자
고양이같은 보폭으로
가는 걸음마다 봄이 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