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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니것 Feb 25. 2021

마스크

1일 1시


 흰 커튼 아래

 대체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걸까

 동공을 등지고 이불을 뒤집어 쓴 것이 예사롭지 않다

 달력 하나를 갈면서

 나의 은근한 호기심은 첫돌을 맞았다

 

 침묵 아래 무엇이 깔려있는지

 나는 항상 그 주위를 맴도는 이방인이다

 차도를 거꾸로 거슬러 가고

 찰나의 만남으로 평생의 의문을 안고 살아야한다


 너는 어느 곳에서 왔는가

 오후에 무엇을 먹었는가

 너도 끼어든 차를 향해 욕설을 내뱉는가


 침묵뿐인 질문에

 너도 침묵으로 답하고

 

 그 침묵은 어쩌면

 침묵에 등을 뉘이고 있는

 좀 더 원초적인 침묵일지도 모르겠다

 동굴에 숨어 모닥불에 쬐던

 머나먼 어버이가 그러셨듯이


 그 때처럼

 우리의 침묵은 참 단순무식하다

 그래서 우리는

 이름도 모른 채

 온도계만 힐끗거리며

 그때보다 더 불명료하게

 서로를 이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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