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걱정을 하거나, 눈치를 보거나, 화를 낸다거나, 슬퍼한다거나 등의 힘든 마음을 가지는 게 싫었다. 좋은 일을 해주지는 못할망정 해를 입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부정적인 표현을 삼간 적이 있었다. 나의 언행으로 아주 작은 기분 나쁠 영향이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게 되는 게 싫어, 늘 오래 생각하고 신중하게 행동한다.
늘 그래왔다마는, 특별히 신경을 기울여 의식적으로 타인의 기분을 우선시했더니.
그러다 보니 내 부정적인 감정이 잘 해소되지 않는단 기분이 들었다. 내 기분을 잘 모르고 살았단 것도 깨달았다. 감정을 잘 풀어야 나 또한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단 걸 모르지 않는데도 말이다.
이전엔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깊이를 재며, 부드럽게 다스리며 지내온 세월이 길었다. 그 시간조차 허투루 흘러갔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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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곳에 매몰되어 버리면, 다른 곳에 있는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잊고 산다. 마음의 여유가 지워져 버려, 당연한 것들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