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대하여>, 마거릿 애트우드
아마도 글쓰기는 어둠,
그리고 욕망이나 충동과 관련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속에 들어가서 운이 좋으면 어둠을 밝히고
빛 속으로 무엇인가를 가지고 나오리라는 욕망 또는 충동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어둠, 그런 욕망에 대한 책이다.
p.25
2024년 8월 10일의 여름밤, 독서모임의 행사로 강의와 낭독회를 진행했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준비했지만, 처음 운영하는 행사여서일까? 부족한 부분 때문에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다. 행사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을 배려하고 조율해야 하는 일의 중요성을 지금은 좀 알 것 같지만 그때는 미처 잘 알지 못했다.
글을 쓸 때도 비슷하다. 글을 쓰기로 선언하고 작가가 된다. 작가로서 글과 독자 사이에서 망설이다가 글을 쓰는 이유와 목적을 자꾸만 되새기고 괴로움에 갇히기도 한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말처럼 글쓰기는 어둠, 그리고 욕망이나 충동과 관련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머릿속으로 시를 쓴 뒤 종이에 옮겨 적었는데 그때부터 오로지 글을 쓰고 싶다는 것 외엔 아무 생각도 안 났어요. 내가 쓴 시가 훌륭한지 어떤지도 몰랐지요. 하지만 알았대도 아마 신경 쓰지 않았을 겁니다. 나를 사로잡은 것은 결과물이 아니라 경험이었으니까요. 너무 강렬한 경험이었어요.
p.43
그날 나는 낭독회에 이 책, 마거릿 애트우드의 <글쓰기에 대하여>를 들고 나갔다. 이 책의 20쪽부터 시작되어 두 페이지 하고도 반으로 이어지는 글쓰기의 이유에 대해 사람들에게 밤공기와 함께 전달하고 싶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그 이유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참여한 모두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쓰기를 시작하기까지 내가 거쳐 온 인생을 되돌아보면, 그 기이한 방향을 택한 이유를 설명할 만한 것, 작가가 안 된 많은 사람들의 삶에서 발견되지 않은 것을 하나도 찾을 수 없습니다.
p.45
글을 쓰며 어둠에 갇히는 경험을 반복하다 보면 당연하게 드는 의문들이 있다. 이 책에서는 그 의문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기회를 얻게 한다. 누구를 위해 글을 쓰는가? 왜 글을 쓰는가? 글은 어디에서 오는가?
여기서 마지막 질문이 생겨납니다. 독자가 글을 읽고 있을 때 작가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두 가지 답이 있습니다. 첫째, 작가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p.210
<눈먼 암살자>와 <증언들>로 부커상을 두 번이나 받은 적이 있어 매해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이 책 <글쓰기에 대하여>는 첫 번째 부커상을 받은 이후 이뤄진 여섯 차례의 강의를 원형으로 쓰인 책이다. 다른 작법서나 자서전과 달리 '작가가 된다는 것'에 많은 강조를 둔 책이다.
누구도 글을 쓰라고 강요한 적은 없다. 내가 자발적으로 행사를 주최했듯이 글을 쓰기로 작정한 것은 작가 자신이다. 혹은 작정하지 않았어도 글쓰기가 다가왔을 수 있다. 과정이 괴로웠든 결과가 고생이었던 계속 해서 쓴다는 것은 글과 독자 사이에 서기로 작정한 것이다.
2024년의 여름밤,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행사를 복기하며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다짐했다.
<책 소개>
제목 - 글쓰기에 대하여
저자 - 마거릿 애트우드
옮긴이 - 박설영
카테고리 - 독서/글쓰기
출판 - 프시케의숲
쪽수 - 284쪽
크기 - 141*211
발행일 - 2021.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