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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징구리 May 12. 2021

이유가 없습니다.

좋아한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

   우리는 누구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은 쉽게 하지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조금 버거워합니다. 좋아한다는 말을 들을 때는 괜찮아하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 때는 무언가 책임이 주어진 것 같아서 버겁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차이를 느낌으로 알고 있습니다. 좋아한다고 할 때 우리의 기분은 으쓱해지지만, 사랑한다고 할 때 그것은 왠지 모를 중압감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좋아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지닌 어떤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좋아한다는 것은 “소유”와 관련된 것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존재”와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가진 외모를 우리는 좋아합니다. 그 사람이 가진 돈을, 명예를, 혹은 나에게 주고 있는 선물을 우리는 좋아합니다. 그 사람이 가진 것이 나에게 어떤 이익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는 달리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유가 없습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외모, 물질을 비롯해서 그 외의 것까지도, 그 사람의 허물까지도 받아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나에게 그것이 짐으로 다가오지만, “사랑”은 그것 역시도 기쁨으로 여기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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