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난에 시달리는 주유소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평균 영업이익률이 2% 안팎 수준이고, 최근 전기차 보급 확산, 유가 상승 등으로 주유소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2017년 1만 2,007개였던 주유소가 매년 100개 이상 감소하며 지난 5월 기준 1만 1,268개까지 줄어들었다.
이러한 영업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주유소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생존을 위한 주유소의 변신이 과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유소에서 주유 외에 또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빵도 먹고
가구 픽업도 하고
지난 4월 S-OIL은 경상남도 김해시에 노홍철이 운영하는 ‘홍철책빵’이 입점한 ‘빵집 주유소’를 오픈했다. 도심 지역에서 찾기 힘든 대형 부지의 장점을 활용해 북카페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유소를 마련한 것이다. 이로써, 해당 주유소에서는 주유뿐만 아니라, 빵을 먹거나 책을 읽는 등의 경험도 할 수 있다.
GS 칼텍스에서는 이케아와 협업하여 국내 최초로 주유소 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이케아 고객이 거주지 인근 GS 칼텍스 주유소로 배송지를 선택하여, 제품을 해당 주유소에서 픽업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가구 특성상 부피가 크고 무거워 많은 배송비를 지불해야 하지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존 이케아 배송비보다 최대 70% 저렴한 1만 9,000원에 제품을 배송받을 수 있다.
고객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유소
SK 에너지에서는 소방청과 협력하여 ‘우리 동네 응급 처치소’ 서비스를 직영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우리동네 응급처치소’에서는 응급처치 기구를 상시 비치하고 주유소 구성원들은 주유소 혹은 충전소 인근에서 발생하는 응급상황을 지원한다. 이 외에도 자동심장충격기, 구급Kit, 소화기 비치, 인근 지역 화재 시 진화를 돕거나 소화기를 지원한다.
일본 주유소에서는 뇌 MRI(자기공명영상) 간편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전기차 경쟁으로 주유소 영업이 어렵게 되자, 주유소를 ‘뇌 스마트 스캔 센터’로 변경하여 병원 MRI 비용(5만~7만엔)보다 저렴한 가격 (1만 9,250엔)에 MRI 검사가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 덕분에 요즘 트럭, 버스 운전사들은 주유소를 병원처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살아남기 위해
변화를 시도한다
치솟는 유가,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 등에 맞서 주유소는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주유 서비스만 제공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이점을 어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주유소의 이용 증대를 생각해야 하는 주유소들의 고민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유소들의 소식에 네티즌들은 ”주유소가 영업이 힘들긴 하구나“, “주유소에서 이런 것도 하네”, “우리 집 근처 주유소에서는 안 하나”, “주유소가 아니라 걍 문화시설인데”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