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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코모 Aug 18. 2022

대부분 모른다는 언덕 주차법, 이것만은 꼭 지켜야 한다

잘못된 급경사 주차 / 팝코넷

급경사 도로에 주차된 차량이 굴러 내려가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한 번쯤 접해봤을 것이다. 지난 2017년 10월 4살 어린이가 언덕길에서 굴러 내려온 주차 차량에 희생된 사고를 계기로 주차장 미끄럼 방지 시설을 의무화하는 '하준이법'이 2020년 시행되었지만 이후 급경사 도로 주차 실태는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고 대부분은 차량 결함이 아닌 운전자의 무지로 인해 발생한다. 주차 브레이크를 느슨하게 채우거나 채우지도 않은 채 P 레인지에 의존하는 건 예사며 아예 D 레인지에 놓고 주차해 사고로 이어진 어이없는 사례도 있다. 이번 글에서는 기본적인 내용과 함께 언덕길 주차를 최대한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부수적인 방법도 설명하고자 한다.


주차 브레이크 먼저

그다음에 P 레인지

파손된 파킹 스프레그
주차 브레이크 체결 및 P 레인지 변속 순서

경사로에 주차한 차를 출발하기 위해 D 혹은 R 레인지로 변속할 때 '텅' 하는 소리가 울린 경험이 있는가? P 레인지로 변속한 후 주차 브레이크를 체결했을 때 이런 현상이 종종 생기는데 앞으로는 주차 브레이크를 먼저 채우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한 번 떼었다가 P 레인지로 변속하는 걸 권장한다. 이를 이해하려면 자동변속기의 작동 원리를 조금 알 필요가 있다. 경사로에서 P 레인지로 변속했을 때 주차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아도 차량이 멈춰있는 건 기어 사이에 끼워지는 걸쇠 '파킹 스프레그' 때문이다.


엄지손톱만 한 파킹 스프레그가 이미 차 무게를 떠안은 상태에서 주차 브레이크를 채워봤자 여전히 파킹 스프레그에 부담이 가해지는데 이때 다른 레인지로 변속하면 눌려있던 파킹 스프레그가 빠지며 '텅' 하는 충격음이 울리게 된다. 드문 일이지만 이러한 피로가 누적되면 파킹 스프레그가 깨지기도 한다. 만약 경사로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주차 브레이크를 체결하지 않은 최악의 경우 차가 굴러 내려갈 수 있다.


만약을 대비한 '핸들 꺾기'

방향에 따라 방법 달라져

올바른 경사로 주차 / 내외방송
경사로 주차 시 앞바퀴 진행 방향 / Quizlet

언덕길에 주차된 차의 앞바퀴가 한쪽으로 끝까지 꺾인 모습을 본 적이 있을 텐데 이는 차량이 굴러 내려가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한 것이다. 차가 굴러 내려갈 경우 앞바퀴가 일직선으로 정렬되었을 때보단 한쪽으로 꺾여 있어야 벽이나 보도블록에 살짝 부딪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런데 잘못된 방향으로 돌려놓으면 되레 일을 키울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내리막길의 경우 주차한 자리의 가장자리 방향으로 앞바퀴를 꺾어야 한다. 주로 길 우측 가장자리에 주차하게 되니 우측으로 끝까지 꺾으면 되고 좌측 길가에 주차했다면 좌측으로 끝까지 꺾으면 된다. 오르막길의 경우는 반대로 적용된다. 쉽게 생각해 나중에 차를 뺄 때 진행해나갈 방향으로 미리 돌려놓는다고 보면 된다. 어느 방향으로 주차하든 최대한 가장자리에 가깝게 붙여둬야 만일의 상황에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고임목 없으면

범칙금 4만 원

급경사 주차 잘못된 예 / KBS 뉴스 캡처
고임목 사용 / 아시아경제

앞서 언급한 도로교통법 개정안 '하준이법'에는 경사로에 주정차할 경우 고임목을 괴거나 앞바퀴를 한쪽으로 돌려놓는 등 사고 예방 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있다. 둘 중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을 경우 범칙금 4만 원이 부과되지만 경사로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실제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단속 여부와 별개로 안전을 위해 고임목을 휴대하는 것도 적극 권장된다. 내리막 방향의 바깥쪽 바퀴에 고임목을 두면 되는데 바퀴와 지면 사이에 완전히 끼우면 나중에 빼기 힘드니 미세하게나마 간격을 두는 게 좋다. 주차 브레이크를 확실히 채워 차가 움직이지 않는지 확인한 후 P 레인지로 변속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앞바퀴를 꺾은 다음 고임목까지 괸다면 최선의 언덕길 주차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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