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시작된 전쟁이 9개월 넘게 이어지며 모든 산업 분야에 여파가 미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을 포함한 대부분 기업이 심각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러시아에서 철수해 현재 러시아에 남아 있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중 하나인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러시아 공장 무기한 폐쇄에 들어갔으며 기아도 러시아 공장 폐쇄를 고민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놀라운 근황이 전해졌다. 기아의 북미 전략형 모델인 '텔루라이드'가 러시아에서 병행 수입으로 판매될 뿐만 아니라 그 가격도 무시무시한 수준이라고 한다.
텔루라이드 병행수입
아랍 에미리트에서 공수
러시아 자동차 전문 매체 'avtonovostidnya'의 22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한 자동차 병행수입 업자는 최근 아랍 에미리트(UAE)에서 텔루라이드 7인승 사양을 들여왔다. 텔루라이드는 북미, 중동 시장에서 판매되는 준대형 SUV로, 러시아 시장에는 출시되지 않은 모델이다.
병행 수입은 자동차 공식 딜러가 아닌 사업자가 차량을 직접 수입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해당 국가에 판매되지 않는 모델을 구매하는 방법으로 많이 쓰인다. 해당 업자가 들여온 텔루라이드는 최고출력 295마력을 발휘하는 3.8L V6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 전륜구동 사양이다. 여기에 20인치 휠과 통풍시트,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 등 추가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억 원이 넘는 가격
운송료, 관세 등 포함
그렇다면 가격은 얼마일까? 놀랍게도 530만 루블(약 1억 1,700만 원)이 책정되었다. 현재 아랍 에미리트에서는 텔루라이드 판매 가격이 12만 3천~17만 5천 디르함(약 4,460만 원~6,341만 원)에 형성되어 있다. 러시아에 병행수입된 모델이 풀옵션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여기에는 아랍 에미리트에서 러시아까지의 운송료와 관세, 차량 등록 비용 등 러시아에서 차량을 합법적으로 운행하기 위한 모든 요금이 포함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가 철수한 러시아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 아닐 수도 있다.
기아 공장 폐쇄 위기
일할 직원이 없는 상황
한편 기아는 지난달 열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러시아 공장 폐쇄를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사업을 전면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신차 공급을 멈추고 현지 AS 사업만 운영한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러시아 정부의 부분적 동원령에 있었다. 일부 고위 장교와 고령자를 제외한 예비군 최대 120만 명이 징집 대상에 포함되었고 이에 따라 기아는 현지 직원들이 군에 징집되는 등 정상적인 운영에 차질을 겪고 있다.
국내 네티즌들은 "애초에 수입차 관세가 어마어마한 나라던데", "러시아 애들 참 불쌍하다.. 저런 차를 1억 넘게 주고 사야 한다니", "무슨 현기차를 1억이나 주고 사냐", "디자인은 팰리세이드보다 낫네", "한 7천 정도면 봐줄 만할 텐데"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