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를 수 없는 전동화 흐름에 따라 슈퍼카 업계도 순수 내연기관 모델을 하나둘씩 없애나가는 추세다. 람보르기니는 지난 2021년 7월 7일 아벤타도르 LP 780-4 얼티매를 출시하면서 람보르기니의 순수 V12 엔진이 탑재되는 마지막 모델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얼티매의 마지막 물량이 출하되던 작년 9월 27일, 팬들은 정말 람보르기니 순수 V12 엔진의 역사가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앵콜 무대와도 같은 깜짝 선물일까? 람보르기니는 지난 6일(현지 시각)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며 또 다른 순수 V12 모델을 공개했다. 그 주인공은 '인빈시블 쿠페(Invencible Coupe)'와 '어센티카 로드스터(Autentica Roadster)'로 각각 한 대씩판 제작되는 원-오프 모델이다. 스테판 윙켈만 람보르기니 회장은 두 신차를 공개하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에 앞서 V12 엔진에 대한 우리의 열망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역대 한정판 모델 오마주
곳곳에서 보이는 흔적들
인벤시블 쿠페와 어센티카 로드스터의 디자인은 람보르기니 모터스포츠 전담 부서인 센트로 스틸레(Centro Stile)가 담당했다. 지난 2010년 공개된 한정판 모델 '세스토 엘레멘토(Sesto Elemento)'와 전투기 콘셉트의 '레벤톤(Reventon)', 공기역학 성능을 극대화한 '베네노(Veneno)' 등 람보르기니 한정판 모델들의 디자인 요소를 대거 계승한 모습이다.
두 모델 모두 아벤타도르의 모노코크 탄소 섬유 섀시를 기반으로 하며 세스토 엘레멘토에서 영감을 받은 대형 리어 윙, 에센자 SCV12의 보닛과 전면 스플리터, 수직 스트럿의 조화를 통해 최적의 공기 역학적 효율을 자랑한다. 항공 우주 산업에서 활용되는 특수 고성능 합금 '인코넬(Inconel)'로 만들어진 보닛의 공기 흡입구 역시 세스토 엘레멘토의 디자인에서 착안했다.
운전만을 위한 인테리어
3D 프린팅 부품도 적용
인테리어는 오로지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오디오 등을 과감하게 들어낸 모습이다. 3D 프린터로 뽑아낸 헥사곤 디자인 통풍구가 존재감을 과시하며 디지털 클러스터는 전용 그래픽을 띄워 특별함을 더한다. 시트는 모두 탄소섬유 소재로 만들어져 무게를 덜었다. 센터 디스플레이를 들어낸 공간에는 수납공간이 자리 잡았다.
각기 다른 두 차종의 세부 인테리어 디자인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인벤시블 쿠페는 차체와 동일한 레드 컬러 가죽과 특별한 자수가 더해졌으며 대시보드는 람보르기니 로고를 중심으로 레드, 블랙 컬러가 대비를 이룬다. 어센티카 로드스터의 실내는 옐로우(Giallo Taurus) 및 블랙(Nero Ade) 컬러로 꾸며졌으며 과거의 로드스터 모델들을 오마주한 일체형 롤 바가 독창성을 더한다.
사륜 스티어링 탑재
판매 가격은 미정
인벤시블 쿠페의 도어에는 이탈리아 국기를 상징하는 녹색 헥사곤 문양이 있는데, 이는 도어 안쪽과 스티어링 휠 등 실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어센티카 로드스터의 전면 스플리터와 공기 흐름 최적화를 위한 후면 윙 등 주요 부분에는 그리지오 티탄스(Grigio Titans) 무광 그레이 컬러와 옐로우)Giallo Auge) 컬러 조합이 돋보인다.
두 대의 원-오프 모델은 최고출력 780마력, 최대토크 73.4kg.m를 발휘하는 6.5L V12 자연흡기 엔진과 7단 ISR 변속기가 맞물려 네 바퀴를 굴리며 모든 바퀴의 조향각을 제어하는 람보르기니 다이내믹 스티어링 시스템이 결합했다. 두 모델의 판매 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