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운전자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급발진’이다. 자동차 제조 기술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으나, 급발진 의심 사고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집계한 급발진 의심 신고 건수는 모두 766건이다. 이는 매년 30~50건에 가까이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 법정에서는 급발진을 인정하는 사례가 존재하지 않아 피해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할 뿐이다. 이런 가운데 한 고등학생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급발진 확인 장치’를 개발해 낸 것. 해당 발명품을 만든 이유에 대해 네티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 과연 무엇인지 알아보자.
급발진 여부 확인 장치 개발
대통령상 받은 국지성 학생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립중앙과학관은 ‘제44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를 열었다. 이날 전국 17개 시·도에서 총 9,896명이 참가했으며, 이중 지역대회를 통해 선발된 300명이 본선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고상인 대통령상 수상자로 ‘급발진 확인 장치’를 개발한 18살 국지성 전남 송강고 학생이 차지했다.
그의 발명품은 운전자가 어떤 페달을 밟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밟는 운전자의 동작과 압력의 정도를 센서로 측정해 LED로 표시하고, 이 빛을 차량 정면 유리에 반사함에 따라 블랙박스에 녹화하도록 한 것이다. 49명의 심사위원은 국지성 학생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향후 응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접한 뒤
억울한 일 반복되지 않았으면 해
많은 이들이 주목한 것은 국지성 학생이 ‘급발진 확인 장치’를 만든 이유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열린 심사 결과 브리핑에서 그는 지난해 12월 강원도 강릉에서 할머니와 12살 손자가 탄 차량 사고를 언급했다.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사고기록장치(EDR) 검사 결과상에는 할머니가 가속페달을 100% 밝았다고 표기돼 지금까지 책임 소재를 둘러싼 민사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국지성 학생은 “급발진 의심 사고로 할머니가 운전하시던 차량에 타 있던 손자가 사망했으나, 오히려 할머니가 범죄자가 돼 가족들이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사연을 접하고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발명품이 급발진 사고를 방지할 수는 없지만, 할머니와 같은 운전자들이 더 이상 억울한 상황에 빠지지 않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어른도 안 한 일을 해냈다
학생에게 환호한 네티즌
국지성 학생을 본 네티즌들은 “어른들이 안 하는 일을 어린 학생이 해냈다”, “정말 멋지다”, “국지성 학생의 발명품이 하루빨리 제품화됐으면 좋겠다”, “아직 한국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증명해 줬다”, “이런 생각을 해준 것만으로 고맙고 감동적이다”, “더욱더 멋지게 성장해서 억울한 피해자들이 없게 해달라”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번 제44회 전국 학생 과학 발명품 경진 대회는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통해 과학적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하고, 발명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1979년부터 개최됐다. 대통령상 상금 800만 원, 국무총리상 상금 400만 원 및 5개 부처 장관상 250점 등을 수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