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는 초연결로 정의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이다. 지구 반대편의 물건을 손쉽게 구매하거나 지구 반대편 사람이 BTS를 소비하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이러한 국가 간 교류의 범위는 시장과 문화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 국가들이 정치, 경제, 사회 측면에서 긴밀하게 엮여있기 때문에 국가 간 영향은 전 범위를 아우른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것은 미국 대선이었다. 대선 결과가 전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부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지 시간으로 지난 7일,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즉각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번 글에서는 바이든 당선인이 새로 규정한 미국 전기차 규정과 이를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본다.
바이든 당선인은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전 세계 시장에 퍼지고 있는 중점 화두는 친환경 산업이다. 앞으로 다가올 친환경 시대에 대비하여 각 분야의 기업들은 새로운 친환경 산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일찍부터 이러한 친환경 시대를 대비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있었다.
지난 2012년, 오바마 정부는 자국 내 친환경 자동차 산업을 촉진하기 위한 법을 규정했다.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한 것이다. 모든 자동차의 평균 연비 효율을 2025년까지 23.2km/l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이에 미달할 시 거리에 따라 14달러의 벌금을 매기기로 하였다.
강화된 탄소 규제 정책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 내 친환경 자동차 산업은 촉진되는 듯하였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트럼프 정부가 탄소 배출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트럼프는 기존 23.2km/l라는 연비 목표를 17.2km/l로 완화했으며 벌금도 5달러 수준으로 낮추었다. 기업이 친환경 자동차를 만들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그런데 최근, 다시 북미 자동차 시장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친환경 산업에 대한 바이든의 관심으로 바이든 정부가 다시 오바마 정부 때의 수준으로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러한 조처 때문에 제조업계들은 전기차 생산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되었다.
자국 부품으로 자국 내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한해서만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런데 친환경 전기차 보급을 위한 바이든 정부의 정책 내용에 주목할만한 항목이 새롭게 포함되었다. 전기차 보조 지원금 대상 차량이 기존과 달라진 것이다. 새로운 정책에 따르면 앞으로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 지원금 혜택 대상은 미국 내에서 생산된 전기차로 한정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기존 전기차 제조에 사용되는 부품 비율도 트럼프 때의 USMCA 무역 협정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USMCA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간의 무역 협정이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결국 미국 내 자동차 부품 조달 비율을 높이기 위한 무역 협정이다.
결과적으로 미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하는 대상은 자국 내에서 자국 부품으로 생산한 자국 차량으로 한정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정책을 실시하면 국가 간 무역에 불균형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내 시장에 판매되는 모든 전기차에 지원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도 정부 지원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의 정책이 실행되면 한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북미 시장에서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되므로 국가 간 불균형이 발생하게 된다.
왜 이런 정책을
만들었을까?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오바마 정부도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트럼프는 오히려 흐름을 역행하여 탄소 배출 규제를 완화했고, 이에 대해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한 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북미 시장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중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이러한 탄소 배출 규제는 친환경 자동차 시대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에 큰 걸림돌이 된다.
때문에 바이든은 완화된 탄소 배출 규제를 다시 오바마 정부 수준으로 되돌린 것이다. 또한 친환경 관련 지원금의 대상을 자국 부품과 자국 생산 차량에 한정하는 것도 미국의 경쟁력을 살리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 바이든 정부는 친환경 사업을 통해 현재의 일자리를 지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 입장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새로운 전기차 정책은
한국 입장에선 손해이다
미국에서 새로 규정한 지원금 정책은 분명 국가적으로 보았을 때 한국에 손해이다. 현재 자국 내에서 운용 목적으로 소비되는 모든 전기차에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지원된다. 때문에 수입차 브랜드가 자사의 전기차 신차의 실구매 가격을 홍보할 때 정부의 보조금을 포함하여 계산하기도 한다.
하지만 앞으로 미국에 수출되는 자국 기업의 전기차에는 이러한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 지원금을 지급하지만, 미국 정부는 우리나라의 전기차에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분명한 불평등이다. 하지만 미국의 새로운 지원금 정책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러한 규제에 동의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의 전기차 지원 정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뜨거웠고, 그만큼 댓글의 수도 많았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대체로 사람들이 미국의 정책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솔직히 저게 맞다”, “국내 생산 제품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이 정답이다” 등 정책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우리도 중국 생산 차량에 대한 지원을 끊자”, “국민의 세금을 잘 아껴 쓰는 방법을 알고 있다” 등 세금 부분에 대한 문제도 거론되었다.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이 없는 것이 아니었지만, 댓글 반응은 “정부가 항상 자국민을 먼저 생각한다”라는 측으로 기울어졌다.
한국 전기차 지원 정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표출된 것이다
현재 한국은 전기차 보급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매년 최소 수천억 원가량의 예산을 사용한다. 하지만 거금의 예산을 수년간 지속해서 투입했음에도, 아직까지 전기차 보급률은 선진국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전기차 점유율은 전체 차량의 2%에 불과하다.
아직까지 턱없이 부족한 충전소의 개수와 불편한 곳에 입지한 충전소 위치 등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다. 때문에 국민들은 전기차 보급을 위한 예산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번 미국 정책에 대한 네티즌들의 호의적인 반응도 한국 정부의 전기차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책에 휘말리지 않고
국내 전기차 보급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미국 정책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현재 한국 전기차 보급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체감 여부를 여실히 드러낸다. 사람들이 느끼기에 현재 전기차 정책은 실효성이 없었기 때문에 전기차 지원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때문에 앞으로 꾸준히 정책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경계의 자세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미국 수뇌부가 새로운 정부로 교체되며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법률이 속속 생겨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새로운 규제가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것이란 보장은 없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혼란 속에서 균형을 잃지 않는 태도를 고수하며 실효성 있는 법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