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7. 200122. 겨울밤/원의시 - 나현수
[0122] 겨울밤 / 원의 시(나현수)
겨울은 밤이 일찍 내리기에
당신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밤이 내리기 시작하는 시간
집집마다 불빛이 밝혀지나
내가 사는 곳의 전등은 켜진 적 없이
밤을 마중한다.
거실에 앉아 숨을 쉬니
가슴 앓는 뜨거운 바람과
집안을 휘감는 냉기가 합쳐져
하이얀 입김이 공간을 메워간다.
겨울밤을 이렇게 보내는 이유는
당신을 선명히 떠올리기 위한 몸부림.
낮의 신기루로 흐려진 당신이
다시 내게 다시 찾아오는 시간
기억으로만 다시 만날 수 있는 당신을
빛으로 흐리게 할 수는 없었다.
겨울아, 내 바람을 들으렴.
3월이 와 봄이 너를 쫓으려 하면
나에게 와 머물러 주지 않겠느냐.
그와 만나는 이 시간을
조금 더 오래 보내고 싶구나.
떠나는 시간을 내게 알려주지 않았기에
난 아직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러니 겨울이여,
조금만 더 오래 있어주기를.
내가 그를 서서히 놓아줄 수 있도록
미소로 태양을 마주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