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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ka Dec 14. 2018

나를 위로해준 것은 외로움이었다.

누구보다 내 곁에 오래 남아있었던 존재.

사람 곁에 있어도 외로운 적이 있었다. 혹은 혼자 있어, 아무나 좋으니 누군가 보고 싶기도 했었다.


때로는 혼자 외로움에 겨웠지만 아무도 보고 싶지 않았다. 보고 싶은 사람이 생겼을 때는 그 사람이 내 옆에 없다는 사실이 미치도록 외로웠다.


외로움에 치여 살다가 문득

외롭다고 아무나 괜찮다,는 태도는 병적인 게 아닐까라는 자괴감이 들었다.

끝이 보이는 것. 속이 텅 비어버렸거나 안에서 썩어버렸거나. 어찌됐든 나를 더 사랑하지 못했구나, 외로움을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못했구나.


살아간다면, 외로움은 당연히 찾아오는 손님이었는데. 내 선택으로 찾아왔던 외로움을 더 포근하게, 안아주지 못했다.


가끔, 버거울 정도로 외로움이 범람할 때가 있다. 그 곳에서 나는 휩쓸리지 않으리라. 마치 예견된 것처럼, 바다의 저항을 즐기는 서퍼처럼, 바람을 극복하는 궁수처럼, 양팔 벌려 외로움을 안아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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