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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ka Jun 25. 2021

Fire in the water

firewater

우린 붙으면 빛이 났었다.

화도 냈지만, 환하게 타오르는 불같은 마음이었다.

그 온도에 간혹 서로가 데이기도 했지만, 타버릴 듯한 갈증과 감정은 그만큼 뜨거웠다는 걸 반증하는 듯했다.


처음 같이 술을 마셨던 그 달콤했던 시간이 어느새 독한 기억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우리 함께 취했던 날들이 상처를 망각시켰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기름에 물을 끼얹듯, 우리는 불이라는 매개가 없으면 섞일 수 없을 것 같이 느껴졌다.


우리의 불씨는 어두운 밤하늘을 수놓기 시작했다. 자책과 후회, 미련과 미안함이 점칠되고 내 속도 모르고 반짝이고 있었다.

그러다 시간의 개념을 초월하여 별들은 어느새, 마지막으로 폭발하여 번쩍이고 말겠지.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이바지하는 별의 붕괴처럼, 우리도 새로운 하늘을 다시 만들  있지 않을까.

혹은 아침이 되면 보이지 않게 되는 별들처럼 우리에게도 새로운 아침이 찾아오지 않을까.

그런 희망을 밤하늘에 또 걸어본다.

이 별은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며 밝게 빛나서, 우리의 기준이 되었으면. 너무 눈이 부시지도 않고, 또 어둡지도 않게 적당히 우리의 길을 밝혀주기를.


어쩌면 나는 그 별을 향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들 것만 같아서. 그러다 한 줌의 재가 되어도 좋을 거 같아서. 오늘도 나는 하늘에서 위로 바라본다. 바래어본다. 하늘에서는, 내 눈앞에서 네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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