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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ka Apr 24. 2020

해심

심해

너를 좋아하는데,

그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

좋아할수록 더 아픈데,

원래 이런 거야?


마치 신기루 같잖아.

눈 앞에 보이는데, 잡을 수가 없어.

펼쳐지는 풍경이 너무 이쁜데

난 그 풍경 안에 들어갈 수가 없어.

내 욕심이 흘러넘쳐서 만든 물결에

언젠가 내가 허우적거릴지도 모르겠다.

그때가 되면 누가 날 알아줄지,

누가 날 안아줄지도 모르겠어.


아마,

내 상태만 더 심해졌을 거야.




난 지금 아파.

거대한 슬픔이 밀려오는 게 보여.

저 아래 깊은 곳에서 마그마를 뱉는 게 느껴져.

힘겹게 끓어오르는, 그 검고 어두운 틈 사이로.

심장이 피를 내보내는 모습에서 통증이 들려.

햇빛조차 들어오지 않고, 인간이 만든 먼지 같은 것들이 숨을 죽인 채 바닥에 엎드려 있어.


하지만 사람들은 모를 거야.

난 밝게, 잔잔하고도 찬란하게 찰랑이고 있을 테니.

내 속과는 다르게 푸르고 빛이 나고 있을 거야.

동경하겠지.

아마 내 껍데기에선 수많은 배들이 스쳐갈 거야.

아프기도 하겠지만 괜찮아.

깊은 곳을 들추어 보는 일만 없다면.


나에게도 잠수함이 필요한 거 같아.

누구도 나를 찾지 못하게 하기 위해.

웅크리고 싶은 내가 있어.

눈물이 가득 채운 사방이지만, 기쁨을 찾기 위해서.

소금의 빛이 온몸에 당분을 전달할 때까지.


생각의 바닷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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