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끄트머리에서
내가 올해에 맡았던 큰 프로젝트가 이번 주 목요일에 끝이 났다. 이제는 자잘한 일이 남았지만, 큰 행사는 많이 남지 않거나, 내가 메인으로 준비하는 행사는 없는 셈. 오프라인 마케터의 장점은 연말까지의 행사가 끝나면 셔터를 내리는 시점이 온다는 것인데, 그 시점도 이제 머지않았다.
매년 연말 연초에 올해 이루고 싶은 것들에 대한 만다라트를 짜곤 한다. 각 8개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가 해야 하는 것들을 텍스트로 적어두는 것이다. 매번 모든 목표를 이루진 못하지만 올해는 내가 계획했던 목표들 중에서 약 28개 정도는 행한 것 같다. 총 64개의 목표 중 28개 정도의 목표를 달성한 거라면 달성율은 거의 45% 남짓이다. 하지만, 올해의 목표를 세우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올해 나의 달성율은 나의 근면성실함에 기반하기보단, 나의 욕구에 기반한다고 느낀다.
25년도 초의 나와 지금을 살고 있는 나의 생각은 다르겠지만 결국 내가 지금까지 이뤄온 것은 나의 욕망이 그 정도 까지였던 것이라는 판단이다. 내가 정말 강하게 바랐다면 이 목표를 달성하고자 의지를 불태웠겠지. 그렇기에 이 결과는 2026년의 목표를 다지기에 아주 좋은 초석이 된다. 내가 2025년에 달성하기를 원했으나, 내가 달성하지 못했던 것은 나의 의지 문제인지 아니면 나의 욕망의 문제인지 말이다. 의지는 있으나 달성하지 못했다면 나의 의지력을 잡아둘 수 있는 무언가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뜻이고, 의지도 없고 욕망도 없던 일이었으면 그 목표가 아닌 다른 목표를 향해 에너지를 쏟으면 되는 일이다.
그렇기에 2026년에도 나의 욕구를 8개로 나뉘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액션들을 구체화해 보면서 2026년을 맞이할 준비를 해본다. 매년 목표를 세운다는 것은 통상적이고, 관례적이지만 괜찮다. 비록 이루지 못했을지라도 내년의 방향성에 해답을 주는 재료로 쓰일 수 있으니 말이다. 이루고 싶은 게 아직 많음을 감사하며, 마지막 남은 올해도 나의 욕망만큼 살아내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