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래리 Nov 25. 2023

서른이 되면 와인 맛을 안다고?

맥주만 마시다가 와인잔을 돌리고 있는 이유


지금은 소비뇽보단 쉬라즈가 더 당기는데?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서 페이지를 뒤로 가기 하려고 했다면 잘 찾아오셨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도 쉬라즈가 브랜드 이름인 줄 알았던 와알못(와인을 알지 못하는)인 30대이기 때문이다. 10년을 맥주 러버로 산 내가 요즘엔 와인을 1주에 1잔 정도는 마시고 있다. 이것은 새로운 취향이자, 새로운 나의 탐험이다. 


수능 100일 전날에 친구들과 같이 맥주캔을 딴 그 순간, 테니스를 배워보고자 처음 테니스장에 등록해서 포핸드를 쳤던 그 순간과 비슷한 것이다. 지금까지 좋아했던 맥주를 잠시 접고, 와인의 맛을 알아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갑작스레 와인을 좋아하게 된 것은 맥주를 마신 후에 느껴진 포만감 때문이었다. 맥주를 마시는 날에는 보통 500ml짜리 2캔 정도를 마셔야 만족감이 들곤 하는데, 문제는 마실 때마다 그 정도 이상을 마셔야 만족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1000ml의 알코올이 들어간 액체를 몸에 밀어 넣다 보니 알코올보단 그 액체를 분해하기 위해 몸이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머리로 느껴지는 숙취보단 몸에서 느껴지는 숙취랄까.



그래서 나는 맥주를 대체하면서 적게 마실 수 있는 대체 주종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아래 조건에 맞는 주종을 찾아보았다.


1. 안주 없이도 마시기에 부담 없는 주종일 것 

맥주를 마실 때에는 보통 안주 없이 맥주만 즐겼기에, 너무 도수가 세지 않은 주종이어야 했다. 소주는 탈락.


2.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볼 때에 곁들일 수 있는 것 

맥주를 마실 때에는 보통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서 마셨기에 TPO와도 어울려야 했다. 막걸리도 탈락, 지평 생막걸리와 함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밸런스적으로도 좋지 않다.


3. 내가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주종일 것

위스키는 탈락. 위스키처럼 40도가 넘는 고도주의 경우, 하이볼을 섞어 마시자니 차라리 맥주를 마시는 것이 나았고 온더락이나 샷으로 마시자니 너무 써서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약을 들이붓는 것 같았다.


소거법으로 찾은 맥주를 대체할 마지막 남은 주류, 와인이다.

와인은 안주 없이도 마실 수 있을 정도의 당도를 가지고 있었고, 알코올도 나름 적절(약 11도~ 16도)하여 술을 즐기고 싶을 때 가볍게 마시기 좋아 보였다. 좋아 맥주만 마시던 나의 주종 스펙트럼에 와인을 추가해 보자.


내가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와인을 마실 수 있는 모임도 늘어났다. 새로 옮긴 팀도 회식 시에는 와인을 주로 시켰고, 다른 모임에 가서도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다. 

출처 :  와인 매거진 <나라(NARA)> 

실제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와인 수입률은 대폭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와인을 많이 소비한다는 것이다. 와인 소비량이 늘어난 만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와인도 늘어난 것일 터였다.


쉬라즈? 소베뇽? 다 무슨 말이지?

와인을 마시다 보니, 정말 수만 가지의 와인종류가 보인다. 기본 상식부터 알아봐야 했다. 


와인의 종류(크게)

- 레드 와인 : 적포도의 씨와 껍질을 함께 넣어 발효시켜 만든 와인

- 화이트 와인 : 껍질을 제거하고 과육으로만 발효시켜 만든 와인으로 레드와인에 비해 산도와 당도가 높아 입문하기 쉽다.

- 로제 와인 : 포도 껍질을 넣고 발효하지만 발효 중 껍질을 제거하여 만들기도 하고,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섞어서 만들기도 하는 등 다양한 제조 방식이 있는 와인

*물론 이 이외에 스틸 와인, 스파클링 등등이 있지만 크게 분류되는 구성만 알아보았다.


와인의 품종

흔히들 말하는 쉬라즈와 소베뇽, 샤르도네 등은 포도의 품종을 뜻한다. 한국으로 따지자면, 거봉인지 샤인 머스캣인지 블랙 사파이언 지 하는 것들이다. 대표적인 5가지의 품종을 알아보면


[레드와인]

1. 까베르네 소비뇽 (Cabernet Sauvignon)

레드 와인의 대부분이 소비뇽으로 만들어지며, 농도가 짙고 바디감&탄닌감이 풍부한 품종.

2. 피노 누아 (Pinot Noir)

가장 유명한 라이트 바디의 레드 와인으로, 발효 과정이 까다롭고, 산미가 강한 품종


[화이트와인]

1. 샤르도네 (Chardonnay)

바디감이 적고, 상큼한 화이트 와인의 대표적인 품종으로 제조 방식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하지만 와인 초보자도 즐길 수 있는 와인.


2. 소비뇽 블랑 (Sauvignon Blanc)

샤르도네보다 연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지만 더 드라이하고 바디감이 있는 품종으로 과일 향이 나기 때문에 더 다양하고 깊은 맛의 와인을 느끼고 싶다면 소비뇽 블랑을 추천한다.


3. 리슬링 (Riesling)

새콤달콤한 과일 향이 나며, 깊고 달달한 향이 특징인 품종으로 산미가 약간 있는 편이다.


와인의 이름

보통 와인을 보면 "명칭(와이너리 등) +(강조 문구) + 품종 + 빈티지(만들거나 불려진 연도)"등으로 네이밍 되는데 예를 들어 "리버비, 싱글 빈야드 소비뇽 블랑 2021"의 경우 소비뇽 블랑 품종의 포도로 만든 싱글 빈야드(하나의 밭에서 수확된 포도를 이용하여)방식으로 만든 리버비의 2021 와인이라는 뜻이다. 한번 익혀두면 까먹지 않으니 나중에 아는 척 한 번이라도 해보도록 하자.




이렇게 대략적으로 와인에 빠지게 된 계기와 와인 초급반 수준의 이론을 깨우쳤다. 뭐든 새롭게 배우는 영역은 신기하고 더 많이 경험해보고 싶은 느낌. 와인이 익어가는 것처럼 나의 취향도 변하고 잘 익어가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의 추억을 오래 간직하는 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