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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대외활동 운영자의 속마음 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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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래리 Feb 18. 2024

연합 미션_팀원 간 불화에 대처하는 방법

이상적인 화합이란 없다.

상헌 : 하 너무 힘듭니다 매니저님,,,
나 : 무슨 문제 있어?
상헌 : 촬영, 편집 다 제가 하는데 애들이랑 말이 안 통해요.

팀원들이 5명이 있지만 본인 혼자 기획과 촬영, 편집을 다 하는데 자신의 의견을 따라주지 않는다는 게 상헌의 항변이었다. 일은 제일 많이 하는데 자신이 뜻하는 대로만 편집하라는 뉘앙스를 풍기니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사과를 할 때까지 회신을 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이해가 가는 설명이었지만 몇 가지 이유들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첫 번째, 본인이 그렇게 생각했다면 편집하는 사람의 권한으로 설득을 할 의무가 있다. 팀원이기에 주장의 고집이 세다면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조율할 의무도 있다. 하지만 그 의무를 저버리고 주장을 탓하기만 하는 태도는 팀 활동자로써는 썩 좋지 않은 행동이다. 또한 어떤 상황에 있어서 누군가를 탓한다는 것은 그 상황을 좋은 방향으로 해결해 나가려는 태도가 아니고 그렇게 해선 좋아질 수 없다. 두 번째, 회피하는 것은 최악이 수이다. 만약 본인이 조율하지 못할 정도의 안하무인적 태도를 보이는 팀장들과 다른 팀원들이라면 운영국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팀 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던지면 된다. 말이 안 통한다라고 판단하고 대화 근절을 선택하는 것은 "내 말이 맞는데 왜 이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판단하지?"라는 자기중심적 의식이 기저에 깔렸다는 것이다. 팀 구성원으로서 생각은 자유지만 밖으로 드러내지 않아야 하는 태도이다. 세 번째, 일에 대한 책임감이 부재한 선택이다. 사과의 뜻을 보낼 때까지 나는 답변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합당한 이유를 제시했을 때 용인되는 것이다. 팀 활동을 하지 못할 것 같으니 사과하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내가 맡은 일에 대해 잘 끝내겠다는 책임감이 부재한 것이다. 일하면서의 감정은 구분되진 않을지라도 감정으로 인해 일을 놓아버리면 안 된다.

이런저런 판단을 하였지만, 이 친구에게 위 내용을 말했다가는 당장 활동을 중단해 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운영국의 책무는 모든 활동자가 활동을 잘 수료할 수 있게 모든 지원을 다 하는 것이었고, 나는 그 책무를 다하기 위해 실리적인 설득을 시작했다. 팀원 간의 불화로 개인 활동 자체가 폄하되어선 안 되니, 결과물까지는 만들고 이후에 팀 간 활동에서 불편한 점이 있으면 편하게 얘기해 달라는 방향이었다. 그저 연락을 하지 않고 회피한다면 활동을 이어가는 데에 불편함만 가중될 거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 친구는 납득했고 다시 연락해 보겠다고 했다.

"휴.." 이제야 한숨 돌리면서 커피를 마시며 생각했다. 사실 이들의 사이가 다시 좋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자아가 생긴 후 회사를 가도 일적으로 사람을 싫어하게 되거나 불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자아가 확립되지 않은 학생일 때 결과물을 많이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런 불화 폭탄은 언제든지 터질 수 있고, 한번 터지면 복구가 어렵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한번 깨진 신뢰는 다시 붙이기 어렵다는 것도 함께 말이다. 하지만 과거에 나도 그랬었고, 지금의 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내가 선택했던 행동들이 잘못이었음을 나중에서야 깨닫고 다시 반복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렇게 다짐하는 순간, 정기모임 일정이 1주 앞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