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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리 Feb 11. 2024

영상 미션_얘들아 나도 프리미어 잘 못 써

척을 잘해야 하는 운영국의 운명(인 척) 

개인미션을 열심히 만들고 있는 활동자들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시련. 활동 미션 중엔 1달에 1개를 영상으로 제작해야 하는 미션이 있었다. 영상 제작의 프로세스는 이러하다.

영상 기획안 작성 -> 운영국 피드백 -> 피드백 반영 기획안 제출 -> 최종 확인 및 영상 제작 -> 제출

기획 단계에서부터 실행 단계의 조언 및 피드백을 주어야 "이건 대체 뭘 만든거지..?" 같은 참사를 막을 수 있다. 잘 가고 있는 지를 점검하는 것도 운영자의 숙명인 것이다. 운영국이 원하는 퀄리티도 그렇게 높진 않지만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하기에 대학생 수준에서 편집이 가능한 레퍼런스와 현실 가능한 방안을 중점적으로 최선을 다해 피드백을 준다.


아이러니한 건 나도 사실 수준급 퀄리티의 영상을 만들 줄 모른다는 것이다. 나는 PD직무가 아닌 마케터(AE) 직무이기 때문이다. 기획 방향이나 레퍼런스 둥 기획안에 대한 피드백은 줄 수 있지만, 실제 제작에 어떤 소스를 써야 한다던지 어떤 트랜지션을 주면 좋을 것 같다던지에 대한 내용은 무지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운영국은 몰라도 모르면 안 된다. 다시 말하면 적어도 활동자들이 궁금하다면 찾아서라도 알려주어야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매니저님 프리미어에서 어떤 방식으로 영상을 추출해야 할까요..?"라고 질문하는 활동자에게 내 속마음이 대답한다. "나도 몰라.." 하지만 내 손은 빠르게 구글 검색창으로 향한다. 타닥타닥.. "프리미어 프로 mp4로 추출하는 방법"을 검색한다. 아, 포맷 선택할 때 H.264를 선택하면 되는구나. "mp4양식으로 제출하면 되니까 추출 format에서 H.264로 추출하면 돼!." 오늘도 영상 제작 전문가인 척을 완료했다.


이렇듯 대외활동 운영자가 된다는 것은 남들이 궁금한 것을 내가 먼저 알아야 하고, 전문가인 척을 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신기한 것은 척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전문가의 지식을 켜켜이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도 하나의 운영국 활동자가 되는 느낌이 든다.


그 와중 활동자에게 온 카톡이 다시 울린다.

"매니저님 저희 과제 제출이 조금 늦어질 것 같아요 ㅜㅜ."

"헉 지율아 혹시 무슨 일 있어?." 걱정을 하는 뉘앙스를 풍기며 사유를 물어본다. 사유 없는 제출 지각은 있을 수 없다. 고객사에게 전달할 때 미션을 받지 못한다면 사유도 함께 비고란에 넣어서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저희 팀 상헌이가 연락을 안 받아서요.. 벌써 2일째예요ㅜ" 함께 과제를 제작하는 편집자 친구가 2일째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얘 어제 나랑 갠톡 주고받았는데,,? 무슨 사정인 진 몰라도 분란의 씨앗이 싹튼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나도 연락해 볼 테니까 연락되면 말해줘~"라고 하며 그 친구에게 연락을 해본다. 역시나 바로 "1"이 없어지며 확인을 한다. 


나 : 팀장이 연락 안 된다는데 무슨 일 있어?

상헌 : 하 너무 힘듭니다 매니저님,,,

어쩐지 시작이 좋더라니, 왜 화합이라는 아름다운 단어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걸까. 잘 출항했다고 생각한 배 밑에 작은 균열이 벌써부터 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배가 전복하기 전에 빨리 크랙을 때워야 한다고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위 글은 과거에 대외활동을 운영하며 실제 겪었던 일을 토대로 변형, 각색한 내용으로 실제 인물 및 사건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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