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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과 디렉팅보다 중요한 것

F1 더무비에서 느낀 변화를 이끄는 힘에 대해

by 래리

약 3개월만에 영화관에서 <F1 더무비> 영화를 봤다. 지인들이 이 영화는 꼭 영화관에서 보라는 추천이 있었기도 했고, 넷플릭스로 본 영화인 <바이러스>, <퍼펙트 데이즈> 등의 영화를 보면서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액션 영화가 끌렸기 떄문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F1 더무비는 심장을 여러 방면으로 울리고 뛰게 하는 액션 영화임이 틀림없다. 눈과 귀로 즐기러 영화관에 앉았지만 마지막에는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소니 헤이즈"가 보여준 직업의식에 대해 곱씹어보며 나왔다.


영화 'F1 더 무비'는 한때 촉망받는 드라이버였지만 불의의 사고로 은퇴해야 했던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가 최하위 F1 팀인 APXGP에 복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F1 레이서 유망주로 이름을 떨지던 소니 헤이스는 주행 중 사고로 인해 약 30년간 메인 무대인 그랑프리에서 종적을 감추게 된다. 소위 잊혀지고 늙은 유망주였던 소니 헤이즈는 친구인 루벤의 권유로 다시 한 번 F1 그랑프리에 나가게 된다. 이 곳에는 신예 유망주이지만 팀이 해체 위기에 놓이게 된 조슈아 피어스가 나온다. 직장으로 따지자면 한때 이름을 떨쳤던 레전드가 30년 후 복직했더니 신입 에이스와 함께 협업을 하는 느낌이랄까.


이 곳에서 소니 헤이즈는 단 한가지의 목표의식 세계 최고의 레이서가 되겠다는 자신만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늙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들보다 먼저 나와 주행을 연습하고, 동료들과 트랙을 달린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고집 때문에 팀을 패배로 이끌기도 한다. 조슈아 또한 젊은 나이에 최고가 되겠다는 실력과 욕심이 있지만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모습을 보인다.


언더독 영화의 클리셰가 그러하듯 F1 더무비도 메인 그랑프리에서 꼴등을 기록하는 APXGP의 모습을 보여주며 소니 헤이즈와 조슈아가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여기서 인상깊었던 것은 소니 헤이즈가 팀에 주는 영향이다. 혼자서 트랙을 달리는 그의 모습을 보고, 영화의 후미에서는 팀원 모두가 함께 달리기도 하고, 팀의 총괄 엔지니어도 그의 말에 자극을 받아 차량을 업그레이드하여 꼴지였던 팀의 순위를 1위로 만들기도 한다. 디렉팅을 담당하는 감독과 엔지니어가 있음에도 꼴지를 벗어나지 못했던 팀에 감성적인 변화를 준 것이다.


이건 단순히 디렉팅과 엔지니어링의 영역을 넘어선 인플루언싱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방향을 설정하고 가이드하는 것이 아닌,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 말이다. 인플루언싱의 영역은 소니 헤이즈의 행동과 성과, 그리고 그에 따른 변화에 기인한다. 자신의 철학에 기반한 행위의 반복과 성과의 개선을 끊임없이 보여주는 것. 그리고 그 행위를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팀 전체가 변화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니 헤이즈는 기자에게 모욕을 당한다거나, 초기 엔지니어의 불신을 받는 등 다양한 비판의 시각을 버티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성과를 위한 인내를 보여주는 덕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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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소니 헤이즈가 사고로 팀을 떠나 복귀하는데, 그의 위같은 영향력을 보여준 뒤였기에 그가 다시 트랙 위로 돌아올 때 초반과는 다른 아우라가 보였다. 지속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무형의 패기 같은 것이었다.


F1 더무비에서는 가족의 한 구성원, 조직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덕목을 배운 느낌이었다. 눈과 귀가 즐거운 건 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영화관에서 시원한 음료와 함께 F1 더무비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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