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 팀장 일기 27편
전략기획팀장은 문제를 아는 사람이 아니다.
문제를 언제 꺼낼지 아는 사람이다.
“진짜 문제를 아는 것”보다
“진짜 문제를 말할 수 있는 순간을 구분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오늘은 그 ‘타이밍의 기술’이 전부였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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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팀장님, 이 문제 그냥 오늘 회의에서 바로 말할까요?”
오전 9시.
중간관리자가 물었다.
“이번 공정 문제… 오늘 임원회의에서 말해야겠죠?”
나는 말했다.
“아닙니다. 오늘 말하면 안 됩니다.”
그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요? 지금 말하면 빨리 해결될 텐데요.”
나는 답했다.
“오늘 말하면 ‘공장 문제’가 되고,
3일 뒤 말하면 ‘전사 문제’가 됩니다.”
문제의 결과는
내용이 아니라 타이밍이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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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제에는 두 종류가 있다
① 말하면 해결되는 문제
② 말하면 망가지는 문제
오늘 공정 문제는
두 번째에 가까웠다.
이유는 명확했다.
- 데이터 불완전
- 원인 불명확
- 임원들 예민한 주간
- 대표는 신규 투자 검토 중
이 상태에서 문제를 꺼내면
해결이 아니라 ‘책임자 찾기’로 흐른다.
전략기획팀장은
문제가 공격에 쓰일 타이밍인지
해결에 쓰일 타이밍인지
반드시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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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럼 언제 말해야 하죠?”
나는 세 가지 기준을 적어줬다.
✔ 기준 1
문제가 ‘사람’이 아니라 ‘프로세스’로 보이는 날
✔ 기준 2
대표가 책임이 아니라 방향을 바라보는 날
✔ 기준 3
해결 옵션을 2개 이상 확보한 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맞아떨어질 때
문제는 ‘공격’이 아니라 ‘전략’이 된다.
나는 말했다.
“3일 후 오후가 가장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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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일 뒤, 임원회의
우리는 3일 동안 데이터를 새로 정리하고
원인 구조도를 만들고
해결 옵션 3가지를 준비했다.
대표의 표정, 질문 방식,
오늘의 회의 흐름을 보았다.
‘책임’을 보지 않고
‘구조’를 보는 날이었다.
나는 조용히 말했다.
“흐름상 공유드릴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그리고 단 세 줄.
1) 최근 공정 흐름의 변동
2) 아직 특정 부서 책임 아님
3) 개선 옵션 3가지 준비됨
대표는 말했다.
“좋습니다. 전사적으로 재점검합시다.”
3일 전이었다면 나올 수 없는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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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전략기획팀장은
‘문제를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말할 무대를 만드는 사람’이다
문제는 타이밍이 90%다.
- 너무 일찍 말하면 공격
- 너무 늦게 말하면 사고
- 딱 맞게 말하면 전략
오늘 우리는 문제를 전략으로 만들었다.
그 핵심은 3일 전의 침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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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밤 11시, 오늘의 마지막 문장
“전략기획은 진실을 말하는 용기가 아니라
진실을 언제 말할지를 아는 기술이다.”
문제를 아는 건 누구나 한다.
문제를 활용하는 건 타이밍이 한다.
나는 메모했다.
“전략은 타이밍이다.”
---오늘의 한 줄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많다.
문제를 ‘말할 순간’을 설계하는 사람은 전략기획자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