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 팀장 일기 시즌 2 - 28편
새벽 5시 35분.
평소보다 일찍 눈이 떠졌다. 베트남·방글라데시·중국 리스크를 밤늦게까지 정리했기 때문이다.
- 환율 급등 가능성
- A사 물량 감소 조짐
- 원자재 시황 변동성
- 베트남 세무 리스크
- 내륙수출 데이터 재점검
- 리드타임 이상 신호
이 중 하나라도 터지면 하루가 뒤집힐 수 있었다.
나는 모든 가능성을 정리해 각 본부에 조기 경보로 보냈다.
---
오전 9시 – “오늘은 조용하네요.”
재경팀장이 말했다.
“어제까지 난리였는데 오늘은 조용하네요.”
조용한 이유는 내가 어젯밤에 다 막아놨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문제를 ‘막은 날’은 기억하지 않는다.
---
오전 11시 – 베트남 리스크 사라지다
베트남 법인장:
“팀장님, 내륙수출 건 세무서에 미리 컨펌받았습니다.
오늘 이슈 날 뻔했는데 사전에 끝났습니다.”
이 일은 어떤 지표에도 기록되지 않는다.
그저 ‘조용한 하루’로 남는다.
---
오후 2시 – 영업 리스크도 조용히 지나가다
영업본부:
“A사 질문 있었는데 팀장님 주신 데이터 덕분에 바로 대응했습니다. 큰일 날 뻔했네요.”
그 큰일은 기록되지 않는다.
알려지지도 않는다.
그냥 지나간다.
---
오후 5시 – 문제없는 하루
사장:
“오늘은 별다른 이슈 없지? 요즘 안정적이어서 좋네.”
맞다. 이슈는 없었다.
하지만 그 ‘없다’ 속에는 수십 개의 대비가 숨어 있었다.
---
밤 11시 – 아무 일도 없었지만, 그래서 가장 큰 성과
나는 일기에 적었다.
“오늘은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도 내가 무엇을 했는지 모른다.”
“전략기획팀장의 최고의 성과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 문장.
“조용한 하루는, 누군가의 새벽이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