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은 사람의 ‘에너지 흐름’을 읽는 일이다

전략기획 팀장 일기 16편

by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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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기획팀장이 되고 난 뒤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전략은 방향을 잡는 일 아닌가요?”

맞다.
하지만 절반만 맞는 말이다.

전략은 방향을 잡는 일이고,
동력이 떨어지지 않게 관리하는 일이다.

오늘은 회사 전체의 에너지 흐름이
눈에 띄게 묘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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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팀장님, 요즘 팀 분위기가 좀 가라앉았어요.”


아침 8시 50분.
한 팀원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다들 의욕은 있는데…
기운이 조금 빠진 느낌이에요.”

나는 그 말이
오늘의 첫 번째 신호라고 느꼈다.

전략기획팀장은
지표보다 먼저
사람의 톤, 표정, 속도, 침묵의 길이를 체크한다.

숫자는 나중에 반응한다.
사람은 먼저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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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직의 에너지는 실적보다 ‘호흡’에서 먼저 무너진다


회의 시간.
몇몇 팀장의 말투가 평소와 달랐다.

말은 똑같은데
속도가 느렸고,
목소리가 건조했고,
문장 끝이 자꾸 흐릿하게 사라졌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 지금은 전략을 밀어붙일 때가 아니구나.”

전략기획팀장은
전략을 ‘짜는’ 사람인 동시에
전략을 언제 추진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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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팀장님, 요즘 사람들이 너무 많이 지칩니다.”


점심시간 직전,
생산팀장이 다가와 말했다.

“계획은 맞는데…
사람들이 체력이 다 소진됐어요.”

이 말은 단순한 고충이 아니라
전략기획팀이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는
리스크 보고다.

사람의 피로도는
하루 만에 수치로 드러나지 않지만,
일의 질과 사고율에는
즉각적으로 반영된다.

전략기획자는
피로도도 KPI처럼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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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에너지 회복 없이 전략은 절대 성공하지 않는다


오후 회의에서
나는 아주 짧게 말했다.

“이번 주는 속도를 조금 늦추겠습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속도를 오래 가져가는 것이 목적입니다.”

전략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조직의 체력이 허락해야
장기적으로 힘을 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그동안 미뤘던 ‘에너지 회복 계획’을 꺼냈다.

- 중요도 낮은 프로젝트 2개 일시 보류
- 보고 주기 1회 축소
- 생산 현장의 주간 피드백 세션 간소화
- 영업팀의 리드 파일럿 일정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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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저녁 7시, 모두 퇴근한 뒤


조용한 사무실에서
나는 오늘 하루를 정리하며 이렇게 적었다.

“전략은 에너지 관리가 60%다.”

방향만 존재하고
동력이 없다면
전략은 종이에만 존재한다.

반대로
방향은 조금 부족해도
동력이 살아 있다면
조직은 저절로 앞으로 나아간다.

에너지를 관리하는 것은
따뜻한 리더십이 아니라
전략의 본질에 가까운 일이다.

나는 마지막으로 한 문장을 적었다.

“전략은 머리로 짜지만,
사람은 심장으로 움직인다.”

---오늘의 한 줄
전략은 방향이 아니라 ‘숨’이다.
사람의 에너지가 흐르는 방향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진짜 전략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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