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기획 팀장 일기 18편
전략기획팀장은 대표와 가장 자주 마주치는 사람 중 하나지만,
가장 조심스럽게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가까우면 부담이 되고,
멀어지면 신뢰가 끊어진다.
오늘은 그 ‘거리 조절’이
유난히 어려웠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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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팀장님, 이건 대표님께 바로 보고해야겠죠?”
아침 9시.
해외법인에서 온 긴급 메시지를 본 순간
내 머릿속에 생각이 번쩍했다.
“이건 바로 보고하면 대표가 놀랄 수 있다.”
“너무 늦게 보고하면 신뢰가 흔들린다.”
전략기획팀장은
정보의 타이밍을 조정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팀원에게 말했다.
“2시간만 줘.
보고 전에 구조부터 정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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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표는 ‘문제’보다 ‘판단 재료’를 원한다
10시 30분.
대표실로 들어가기 전
나는 세 가지를 준비했다.
- 리스크의 크기
- 가능한 선택지
- 선택지별 ROI
대표가 싫어하는 보고는 “큰일 났습니다”이고,
좋아하는 보고는
“상황은 A-B-C, 선택지는 1-2-3, 저는 2번 추천입니다.”
대표는 문제보다
판단할 수 있는 **구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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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표에게 너무 가까워지면 생기는 위험
점심 직전, 한 임원이 말했다.
“요즘 대표님이 팀장님 의견을 많이 물어보시네.”
그 말속에는
‘너무 가까우면 부담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대표와 가까우면 생기는 위험은 두 가지다.
1) 대표의 말이 팀장의 말로 오해될 위험
2) 타 부서가 거리감을 느껴 소통이 줄어드는 위험
그래서 나는 이렇게 원칙을 세웠다.
“대표와 가까워져도, 팀과는 더 가까이 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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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표에게 너무 멀어지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
오후 4시.
대표는 말했다.
“이건 조금 더 자주 체크해 줘요.”
그 말의 의미는
“거리가 생기면 나는 불안하다”이다.
전략기획팀장은
대표가 혼자 판단해야 하는 순간을
최소화하는 사람이다.
거리의 기준은 하나다.
대표가 불안해하지 않는 거리.
조직이 대표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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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밤 10시, 빈 사무실에서 쓴 문장
나는 오늘의 마지막 메모를 남겼다.
“전략기획팀장은 대표의 오른팔이 아니라
대표가 안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거리를 조율하는 사람이다.”
대표를 움직이는 것도 전략이고,
대표의 의도를 조직에 번역하는 것도 전략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거리 감각’이 있다.
마지막으로 적었다.
“대표와의 거리는 가까울수록 좋은 게 아니라
정확할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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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 줄
전략은 대표 옆에 서는 것이 아니라,
대표가 흔들리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에서 받쳐주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