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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대건 Sep 20. 2019

당신을 초대하고 싶어요

정지우의 ‘사랑니’는 환상 같은 영화다.

정지우의 ‘사랑니’는 환상 같은 영화다. ‘영화적 마술’이라고 평한 신형철 평론가에 동의하고 동감한다.


‘사랑니’의 감독 정지우는 영화 ‘4등’의 감독이다. 그래서였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눈부시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 ‘4등'에서 수영장 타일 바닥에 비춘 햇빛처럼, ‘사랑니'는 나뭇잎 떨어지는 사이로 점등하듯 햇빛이 눈 잔등을 때렸다.


영화는 관객에게 환상 같은 착각을 준다. 의문스러울 정도로 아리송한 전개와 고민스러운 장면들의 연속 속에서 정신을 차리기란, 아니 이해를 포기하고 영화 속으로 들어가기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아니 환상은 착각일까?


돌이켜보면, 영화를 방해하는 것은 영화가 아니라 나였다. 영화는 온전히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말하고 있건만, 내가 비껴보고 돌려본다. 사람도 그러할까. ‘영화적 마술’에 빠졌나.


누군가 좋은 글은 장면과, 장면과, 장면과, 장면의 만남 속으로 독자를 초대하는 글이라 했다. ‘사랑니’는 좋은 영화다.(17.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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