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용 플래티어 IDT부문 상무에게 애자일 방법론에 대해 물었습니다. 지난 1편은 애자일을 위한 마인드셋, 2편은 일상에서의 애자일을 이야기했다면, 3편에서는 애자일에 가장 적합한 목표 성과 관리 방식인 'OKR(Objective & Key Results)에 대해 다룹니다.
OKR의 특징과 적용 사례가 궁금한 조직 리더에게
목표 설정과 성과 관리 측면에서 OKR과 KPI의 차이가 궁금한 조직원에게 권합니다.
동기 부여를 통해 더 높은 단계의 커리어를 원하는 직장인에게 권합니다.
-- 'OKR'은 'Objective and Key Results'의 약자입니다. 'Objective'라는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핵심 결과(Key Results)를 세 개 정도 세우는 방식입니다.
전통적으로 성과 관리 방법은 KPI, MBO 같은 방식이 있습니다. 모두 좋은 방식이지만 큰 틈이 있죠. 그건 1년 단위로 계획을 측정을 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일 일어날 일도 예측하기 힘들다. 그런데 어떻게 1년을 바라보고 또 측정할 수 있을까요?
또 우리는 매 1월 1일이 되면 한 해의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KPI, MBO 방식에서는 1년 뒤에도 세웠던 계획이 유효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렇게 해왔습니다. 대부분의 이들이 계획도 기억하지 못하고 작년에 세운 계획을 올해도 또 세웁니다.
이에 반해 OKR은 짧은 주기로 목표를 세우고 측정합니다. 예를 들어 3개월 정도로 짧게 목표 수립과 측정 주기를 정하는 것이죠. 그래서 매 3개월에 한 번씩 결과를 보는 것입니다. 물론 새로운 OKR을 세워 목표를 정할 수 있고, 기존의 걸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우리는 뭘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더라도, 일하면서 목표와 프로세스가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1년 단위로 정했던 KPI는 동시에 수정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잊히고 말죠.
그렇지만 3개월로 정하면, 그 일은 3개월 안에 끝날 것이고 때문에, 목표와 프로세스가 달라진 후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죠. OKR를 통해 조금이라도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OKR은 조직원의 창의성을 높여, 혁신의 가능성을 키울 수 있는 것
-- 목표를 세운다는 점에서 보면, KPI와 유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OKR는 그 목표가 좀 이상적입니다. 회사의 비전 같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0억 원 매출 달성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조직을 만들자', '동료의 성장을 돕고 내가 성장하자'처럼요.
그리고 핵심 결과(Key Results)는 이 이상적인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이 KR이 실행 여부를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고 완성률을 측정할 수 있는 형태로 설정하는 겁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KPI에서는 100% 달성해야 성공이라고 지정했다면, OKR에서는 70% 수준만 달성해도 성공했다고 하향해 KR을 정하는 겁니다. 반대로 보면, 성공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죠.
-- 목표에 대한 동기(Motive)를 주기 때문입니다. '배를 만들자'과 '바다를 정복하자'는 목표가 있습니다. 둘 중 어떤 목표가 더 명확한가요? 당연히 배를 만드는 게 분명합니다. 목표의 명확성이 높아지면 행동의 구체성도 높아집니다. 그런데 혁신은 사라집니다. '배를 만듭시다'라는 목표가 정해지면 '몇 대의 배를 만들까' '어떤 배를 만들까'는 수준을 고민할 겁니다. 하지만 '저 바다를 정복합시다'라는 목표는 배를 만드는 걸 포함해 수많은 상상이 가능하게 합니다.
조직원에게도 같습니다. 벽돌공에게 '왜 일을 하느냐'라고 물어봤을 때, '먹고살기 위해서요'라는 이와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아름다운 성당을 만들기 위해서요'라고 대답한 사람이 다릅니다. 당연히 후자가 일의 행복도가 높습니다. OKR은 행동 목표가 아닌, 의미 목표를 설정합니다.
이를 통해 조직은 조직원의 창의성을 높여 혁신의 가능성을 키울 수 있는 것입니다. 목표는 원대하게 세울 수도 있고, 가슴 설레는 목표는 압박으로 다가오면 안 됩니다.
-- 회사와 팀 OKR의 정렬(Alignment)이 가능해집니다. 회사 조직의 위계에 맞춰 각각의 OKR이 설정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미식축구팀 회사의 목표(Object)가 '명문구단이 된다'라고 한다면, 이를 판단할 수 있는 핵심 결과로 '홈 관중 2배 늘리기'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걸 달성하기 위해 각 조직은 각각의 업무에 맞게 OKR이 만들어집니다.
홈 관중을 2배 늘리기 위해 마케팅팀, 스카우터팀 등 목표와 역할이 자연스럽게 정렬이 되고, 한 단계씩 달성되나 보면, 결국 조직이 원한 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이게 OKR이 가진 정렬(Alignment)입니다.
-- OKR에서는 목표와 평가를 같이 두고 보지 않습니다. 만약 그 둘을 연계한다면, 결국 결과를 내기 위한 KPI로 되돌아가고, 이상적인 의미 목표를 세우지 않게 됩니다. 게다가 조직 전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평가 방식도 달라져야 하죠. 그렇기 때문에 철저하게 성과 위주로 보상하는 조직은 OKR에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짧은 주기로 직원의 목을 조르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OKR은 단순히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아닙니다. OKR에서의 보상과 평가는 따로 되어야 합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합의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저희 플래티어는 목표과 성과를 평가와 연계시키지 않기 위해, 개인 평가가 아닌, 팀 평가로 합의했습니다.
그래서 OKR은 동기 부여가 높은 조직과 조직원에게 적합합니다. 동기를 가진 사람들이 짧은 주기의 애자일 방식을 일하며 OKR로 목표에 나아가는 것이죠. 애자일에 가장 적합한 성과 관리 방식이 OKR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회사 일의 목표만큼이나 인생의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꿈(Dream)과 비전(Vision)의 차이라고 한다면, 꿈은 몽상이고, 비전의 실현 가능한 방향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인생의 비전, 그러니까 목표(Objective)를 세울 수 있다면, 그걸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KR로 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목표는 한번 세우고 지속적으로 갈 수 있고, 살면서 바꿀 수 있으니까요.
비전을 세우고 실천적인 아이템을 정해, 이걸 OKR로 만들어 3개월에 한 번씩 피드백한다면 그렇게 하면 삶이 달라질 것입니다. 성공한 이들을 조사한 결과, 각자 자기가 이루고 싶은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그 비전을 매일 읽었다고 합니다.
만약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비전으로 만든 다음, 그걸 종이에 써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두세요. 그 후에 그걸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들을 OKR로 만드세요. 단계적으로 하면 하면 됩니다. 짧은 주기로 피드백하면서 측정한다면 점점 비전에 가깝게 다가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2편 읽기: 삶을 이끄는 힘, 일상에서 애자일을 시작하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