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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kdaegeon Nov 24. 2021

마이데이터, 공급자 관점을 버려야 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실증 참여 후기

지난 한달 간 마이데이터 실증 참여단에 참여했기에 그 후기를 남긴다.


우선 실증 참여는 교육부터 시작했다. 총 3강으로 진행된 교육 커리큘럼은 마이데이터의 개념 설명부터 비즈니스 활용 방법에 이르기까지 넓게 진행됐다. 이전에 관련 정책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교육을 통해 MAU와 플랫폼 관점에서의 마이데이터 활용 전략 등 비즈니스 접점에 대해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관련 사전 지식이 없거나 실제 사용자 측면에서 고민한다면 다소 어려운 교육 과정으로 생각된다. 우선 용어 자체에서 데이터 3법 등 업계 용어가 등장하고, 정책 구성과 이론 중심의 내용 구성은 '수동적 동의'에서 '적극적 요구'라는 마이데이터 생태계를 상상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실증에 참여한 서비스는 '모니'다. 모니는 개인이 가진 신용 정보, 직장 정보, 거주 정보, 차량 정보 등을 기반으로 수혜 가능한 지원이나 집단 비교 정보 등을 제공해준다. 이를 통해 금융앱, 차량앱, 부동산앱 등에 흩어진 내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앱 내에서 대출과 연봉 정보를 직관적으로 비교함으로써 상환 계획에 대한 구상이 가능했다. 특히 거래일 기준 부동산 정보는 복잡한 호갱노노 등 전문 부동산 앱서비스에 비해 쉽게 내 자산 가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더불어 초이스 탭의 국회의원 정보는 인지하지 못했던 정치도 마이데이터의 집합이라는 생각으로 이끌었다. 마이데이터로 구성된 내정보가 경제적 측면이나 생활편의성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정치적 관점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이데이터는 결국 선거에서의 표와도 같다고 여겨졌다. 개인정보의 정치적 선택 연계는 색다른 관점이었다. 




역시 '모니'의 가장 큰 문제는 공동인증서다. 로그인 과정에서 이외 방법을 차단한 것은 둘째치고, 가져오기 등 과정에서 PC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마이데이터 서비스로서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게다가 모니 서비스의 주요 사용자 층, 흩어진 개인정보를 한 데 모으길 원하는 이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인인증서는 또 하나의 개인정보 저장소라는 인식을 주게 되어 접근성 자체를 떨어뜨린다.


게다가 정보 공유 과정에서 JSON, XML 등 데이터 용어를 무심코 사용해, 관련 지식이 부족한 이들에게 마이데이터의 핵심인 마이데이터의 적극적 요구와 전송이라는 대전제에 벽을 세웠다. 사용자가 공부해서 써야하는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가 아닌, 공급자가 고민해서 사용자가 편하게 쓸 수 있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토스증권은 기존의 증권사가 고수하던 증권 용어인 매수매도를 구매하기 판매하기로 바꾸는 등 과감하게 사용자 중심으로 경험을 설계했다. 모니 역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 보다는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성공이 달렸다고 생각한다.




API  문제 등 여러 기술적 이슈로 인해 사업 진행이 차질을 겪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 활용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정책이라고 여긴다. 다만, 연봉, 거주지 등 1차적 정보의 연계 및 결합에 치중하기 보다는,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평소 간과했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른 성인병 유형, 검진 병원 연계 혹은 모니에서처럼 연령별 대출 비교를 통한 타 상품 추천 등 2차, 3차 전문 정보 제공에 힘쓴다면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더 많아질 것이라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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