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린분석
오늘도 몇 번씩이나 의문을 품었다. 과연 내가 이 서비스를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 만든다고 해서 누가 써줄까? 사용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기능을 바꿔버리면 다른 사용자는 떠나버리는 게 아닐까? 어떤 사용자에게 맞춰야 할까? 또 아니지 서비스를 고객에 맞춰야 하나? 매출을 또 어떻게 올려야 하나? 그냥 마음대로 할까? 내 직관을 믿을 수 있나? 이전에 조사한 대로 해야 하나? 등등등등등등
<린분석>을 가장 잘 읽을 수 있는 방법은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것이다. 준비하는 단계여도 아니고 투자를 받은 단계로 아니고, 초기 스타트업, 그러니까 나처럼 1년 채 되지 않은 갈팡질팡하는 스타트업의 대표라면 더 좋겠다. 나를 위한 책이었다. OMTM이 무엇이냐는 질문부터 목표 기준의 설정 여부 등 대표로서 어느 하나 답할 수 없는 본인을 느낀다면 좌절감을 느낄 것이다.
'만들기-측정-학습'으로 상징할 수 있는 '린'은 정말 매력적이다. 얼마나 쉬운가. 만들어서 결과를 보고 판단해서 다시 만들면 된다. 하지만 매력적인 것일수록 가깝게 다가갈 수 없다. 만들기도 어렵고 만들었다고 측정할 용기도 나지 않는다. 왜?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래도 한발 나아가 측정하고 '그래서 그랬구나' 깨달았다 해도, 이제 어떻게 뭘 바꿀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산은 있다. 왜냐면 우리의 시합은 한번 지면 떨어지는 토너먼트가 아니라 무승부도 있고 골득실도 따지는 시즌제니까. 그렇기 때문에 린분석은 우리를 시즌 우승은 못 시켜줘도 하부리그로 떨어지지 않게 잔류를 시켜주는 팁이 가득 담긴 책이다.
져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니 부담이 좀 덜어진다. 린분석이 조언하는 수십가지의 질문을 한번에 답하지 않고 하루에 하나씩만 찾아도 충분하겠다 싶다. 처음에 답은 틀릴 수 있겠지만 학습의 과정이라는 핑계도 있겠다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