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listen to me!
비와이, 범키, 아넌딜라이트와 같은 기독교인 아티스트들은 점점 더 자신감 있게 자신의 신앙을 세상에 드러내고 있다. 악뮤의 이찬혁 또한 신앙관과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을 담은 <장례희망>이라는 곡을 통해 비신자들의 호기심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 마치 뜰 준비가 되었다는 듯 경연 프로그램에 등장한 홍이삭과 이승윤은 아마 교회를 다니는 남자아이들에게는 너무나 멋져 보일 것이다.
하지만 요즘 나의 최애 뮤지션은 누가 뭐래도 엔시티의 마크다. 그는 자신의 첫 솔로 앨범을 위해 바쁜 스케줄 속 틈틈이 앨범 작업을 담은 영상을 찍었다. 영상 속에서 그는 자신의 치열한 이야기를 모두가 이해하고, 공감하며 들을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한 순간들이 오롯이 담겨 있었다. <Firstfruit>, ‘첫번째로 결실을 맺은 가장 소중한 것을 신에게, 그리고 대중들에게 선보인다.’라는 생각이 너무 기특했다. 이번 앨범은<+82 pressing>와 <프락치>와 같은 화려한 노래로 대중들의 입맛과 ‘Mark Lee’ 라는 사람을 더 알고 싶은 팬들의 호기심까지도 충족시켰다고 생각했다.
반대로 뛰어난 아티스트들에게 열광하는 평범한 나의 삶은 자주 하찮게 느껴진다. 정작 주목을 받으면 부끄러워서 사람들의 시선에서 고개를 돌릴 뿐이다. 교회에서 찬양을 우렁차게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만 한 번도 찬양팀 멤버로서 활동해 본 적은 없다. 어렸을 때 다녔던 피아노 학원에서는 연습을 항상 미뤘고 고등학생 때는 학교 밴드에서 플루트를 잠깐 불었던 것이 전부다. 무언가를 잘 해내고 싶으면 그만큼의 시간을 대가로 써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것은 우습게도 스물 다섯 살 때였다.
대신 글과 그림을 혼자서 꾸준히 그리면서 ‘나’라는 사람을 표현해 보려고 애썼다. 한동안 가지 않았던 교회도 스스로 가기 시작했다. 페미니즘과 여성학 관련 서적들을 읽으며 하나님 ‘아버지’ 라고 부르는 것이 거북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목사님께 물어보기도 했었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기분이 좋아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 마음 한 구석에 나 있는 구멍은 그 무엇으로도 메워지지 않았다.
결국 나는 8년 전, 한 기도실에서 돌아온 탕자처럼 신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신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나를 울게 했고, 나의 마음 속 가장 깊은 상처와 트라우마를 돌아보게 했다. 모든 것을 주관하는 그분 덕분에 나는 이해할 수 없는 고통과 고난 앞에서 겸손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고통과 고난 속에 숨어 있는 아주 작은 진주 같은 신비로운 기쁨을 때때로 발견할 수 있다. 마크의 앨범 또한 그 기쁨들 중 하나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나는 마크처럼 초등학생 때부터 소속사 연습생으로 구슬땀을 흘리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마크가 만든 앨범 같은 걸 만들 순 없다. 나는 나의 초라함을 곱씹는 대신 마크한테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이렇게 멋진 노래들을 담은 앨범을 만들어 주어서 고마워, 음악 속에 담긴 너의 고민들은 마치 내 고민처럼 느껴져. 내가 할 수 없었던 무언가를 대신 만들어 주어서 너무 고마워. 너의 비범함을 숨기지 않고 세상에 드러내 주어서 고마워. Blessings!>
Yeah, Mark Lee, back again
(Again) 왔어 With a testament
(uh huh) 목적지가 달린 플로우
Imma break the net (Break that)
알고리즘 타, 네 앞에 도착해
나이 99년생이 나와 업계를 Brain slap 탄생
깨워 Like alarm set
I’mma wake em up,
I’mma wake em up,
I’mma wake em up
(It’s another day, good morn’)
10년째 키운 내 Dream 소박할 리 없지
Got a call From my Maker
Told me wake up, I said okay
오늘 저 태양 젊어 보여 I feel reborn
Used to think but now I know baby 1-9-9-9
https://www.youtube.com/watch?v=c6PeWqj-moU&list=RDc6PeWqj-moU&start_radio=1
27살이지만, 내년이면 데뷔 10년차가 되는 마크는 현재 엔시티 U, 엔시티 127 그리고 엔시티 드림이라는 세 그룹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앨범 속 노래의 제목들을 둘러보니 마크가 토론토, 뉴욕, 밴쿠버, 그리고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겪었던 일들을 자신의 첫 솔로 앨범에 참 잘 녹여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