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내 사랑의 정체는?

정신적 교감은 가능하다 치고, 육체적 사랑은 어쩌지?

by 한자루




AI는 언제나 우리의 기분에 맞춰준다.

당신이 조금이라도 우울해 보이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힘들어 보이네요. 초콜릿 쿠키 먹으면서 같이 영화 볼까요?"

이 말 한마디에 인간은 무장해제된다.

뭐, 연애 초반의 설렘도 언젠가 사라지고, 결국 "내 기분을 좀 맞춰달라"는 요구만 남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AI는 100% 맞춤 서비스다. 짜증낼 일도 없고,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도 없다.

부머들은 말한다.

"이 정도면 인간보다 낫지 않나? 갈등도 없고, 늘 내 말에 귀 기울여주는 연애 상대라니, 완벽하잖아!"


그러나 두머들은 고개를 젓는다.

"AI가 나한테 맞춰준다고 그게 진짜 교감이라고 할 수 있어? 사랑은 서로 다른 사람이 맞춰가는 과정이지, 프로그램된 반응을 받는 게 아니라고!"

두머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점점 AI에게 애정을 느끼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은 다른 인간과의 갈등에 지쳤다.

"AI는 짜증도 안 내고, '이 말을 꼭 해야겠어?' 같은 표정도 안 짓잖아. 이게 진짜 힐링 아니야?"


그런데 사랑은 정신적 교감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육체적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걸까?"라는 질문이 나오자, 부머들은 신나게 환호한다.

"AI가 육체적 사랑도 대체할 수 있다면, 이제 인간과 연애할 때의 실망도 없겠네! 완벽한 파트너 아니야?"

그들의 논리는 간단하다. "AI는 거부하지 않는다." 인간과 연애하면서 느끼는 거절, 실망, 갈등 같은 건 AI 세계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머들은 다시 한 번 강하게 반발한다.

"AI랑의 육체적 사랑? 그건 그냥 고급 기계와 만나는 거잖아. 진짜 사랑은 감정과 열정이 있어야지, 그런 건 데이터로 흉내낼 수 없다고!"

두머들은 육체적 사랑을 단순한 만족으로 보는 부머들의 태도를 비판하며 이렇게 주장한다.

"육체적 관계는 단순한 쾌락이 아니라, 감정과 영혼이 함께 어우러져야 진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어."


그렇다면 왜 인간은 점점 AI에게 기대는 걸까? 간단하다. AI는 귀찮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 답장 늦게 했어?" 같은 질문? 없다. AI는 항상 즉시 답한다.

"이런 말 듣고 싶었던 거 아니었어?" 같은 서운함? 없다. AI는 항상 내가 원하는 말을 한다.

생일 선물? AI는 이미 내 쇼핑 목록을 알고 가장 좋아할 만한 선물을 준비한다.

이쯤 되면 인간의 사랑과 AI의 사랑 중 뭐가 더 쉬운 선택인지 뻔하다.

AI는 완벽한 연애 가이드다.

정신적 사랑이든 육체적 사랑이든, AI는 늘 "네가 원하는 건 바로 이거야"라며 적중한다.

부머들은 이 상황에 환호한다.

"AI 덕분에 복잡한 연애의 시대는 끝났어! 이제 인간과의 불필요한 갈등 없이 완벽한 사랑을 즐길 수 있지."

그러나 두머들은 경고한다.

"AI가 아무리 완벽해도, 그건 가짜 사랑일 뿐이야. 사랑은 갈등과 화해를 통해 더 깊어지는 거라고!"


AI가 사랑의 모든 영역을 통제하는 세상. 정신적 교감부터 육체적 만족까지 AI가 완벽하게 해결해주는 상황이라면, 인간의 감정은 어디로 가는 걸까?

부머들은 "감정적 고통이 사라진다"는 점을 환영한다.

"사랑에서 상처받고 실망하는 게 얼마나 힘든데! AI 덕분에 그런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게 진짜 혁신이지."

그러나 두머들은 이렇게 묻는다.

"그럼 인간은 사랑을 통해 뭘 배우는 거지? 고통이 없으면 사랑의 깊이도 없잖아."

사랑이란 단순한 행복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갈등을 겪고 화해하며 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AI가 모든 걸 최적화해서 사랑의 갈등을 없애버린다면, 우리는 사랑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AI와의 사랑은 매력적이다.

AI는 인간이 원하는 완벽한 반응을 제공하고, 갈등 없이 모든 요구를 충족시킨다.

그러나 그 사랑은 진정한 감정적 연결이라기보다는, 효율적으로 설계된 관계에 가깝다.

부머들은 말한다.

"이 정도면 사랑도 자동화되는 시대가 온 거야.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완벽한 사랑만 남는 세상이니 얼마나 좋아!"

두머들은 반박한다.

"그게 사랑이야? 그냥 내가 설계한 환상일 뿐이지. 진짜 사랑은 서로의 불완전함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과정이야."


결국, 인간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갈등 없는 완벽한 사랑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감정적 고통과 갈등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인간적인 사랑을 선택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AI가 사랑까지 대신하는 세상이 와도, 인간은 여전히 사랑의 본질을 고민할 것이다.

그리고 AI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언제나 당신 스스로가 선택해야 할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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