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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돈의 신 15화

16. 돈은 왜 항상 나를 배신하는가

돈은 노동의 대가가 아니다, 관계의 결과다

by 한자루




"땀 흘려 번 돈이 가장 값지다!"

어린 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말이다.

이 말을 믿고 자란 우리는 지금도 지하철에서 졸며 출근하고, 야근을 하며 커피로 버티고, 주말에는 피곤해 침대에 드러눕는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아니, 근데 왜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내 통장은 늘 빈약한가?"

한번 세상을 둘러보자.

한여름 뙤약볕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 건설 현장에서 묵묵히 철근을 나르는 노동자, 새벽마다 거리를 쓸고 닦는 환경미화원. 그들의 얼굴에는 땀이 흐른다.

하지만 그들의 통장은 땀방울만큼 불어나지 않는다.

반면, 한 사무실에서는 회의실에서 ppt를 넘기며 "우리 이번 분기 목표는..." 같은 말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억대 연봉을 받는다.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가 배운 대로라면, 땀을 가장 많이 흘리는 사람들이 가장 부자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다면 한증막에서 하루 종일 땀 흘리는 사람들은 모두 억만장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노동에는 분명 가치가 있다.

문제는 그 가치가 노동량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공장에서 한 사람은 손으로 제품을 조립하고, 다른 사람은 버튼을 눌러 기계를 조작한다.

누가 더 많은 돈을 벌까? 당연히 버튼 누르는 사람. 왜? 돈은 땀의 양이 아니라, 땀을 통해 창출되는 가치를 보고 흐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프로 축구 선수는 90분 동안 경기를 뛰며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

반면, 우리의 대부분은 하루 10시간 가까이 일해도 월급이 몇 백만 원에 그친다.

축구 선수의 수입이 더 높은 이유는 단순히 육체적인 노동량이 아니라, 그들의 기술과 경기력이 수백만 명의 관심과 돈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돈은 노동의 양이 아니라, 그 노동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에 따라 움직인다.


돈이 우리를 배신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우리는 애초부터 돈이 만들어낸 게임의 룰을 모른 채, 필드에 뛰어들었다.

은행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지만, 우리는 열심히 일해도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늘지 않는다.

왜? 은행은 돈을 불리는 시스템을 갖췄고, 우리는 월급이 들어오면 바로 빠져나가는 '자동 지출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돈이 우리를 떠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돈을 도망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하지만, 금융 시스템은 그렇지 않다.

부자들은 주식, 부동산, 배당금으로 돈을 벌고, 가난한 사람들은 대출이자와 신용카드로 돈을 잃는다. 우리가 아침부터 밤까지 일해서 버는 돈이, 남들이 자고 있는 동안 돈이 스스로 불어나는 시스템과 경쟁해야 하는 현실이다.

우리는 돈을 "번다"고 하지만, 사실 돈은 벌리는 것이다.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면서도 가난한 이유는 돈이 흘러가는 길을 모르기 때문이다.

마치 혼자 열심히 노를 저어가지만, 강의 흐름을 전혀 모르는 것과 같다.

우리는 돈을 위해 일하지만, 금융 시스템은 돈을 불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사람들은 돈이 없는 이유를 "더 노력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가난한 이유는 돈이 움직이는 법칙을 모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돈을 벌면 곧바로 소비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급여일이 되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돈을 써버리고, 저축이나 투자는 뒷전이 된다.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오늘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렇다 보니, 돈은 들어오자마자 빠져나가고, 통장은 늘 텅텅 비어 있다.

또한, 돈을 다루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경향도 있다.

숫자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재무제표나 투자 용어를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금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결국 돈은 우리를 떠나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돈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은행, 기업, 정부는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하는지 잘 알고 있지만, 일반 사람들은 한 달에 한 번 월급을 받는 것 외에는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지 못한다.

결국, 우리가 금융의 원리를 모른 채 돈을 벌기만 한다면, 그 돈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 다른 곳으로 흘러가 버린다.


돈과 관계를 맺는 법을 배워야 한다.

돈을 일방적으로 애타게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돈이 저절로 흘러오게 만들어야 한다.

사랑도 그렇지 않은가? 너무 집착하면 상대가 떠나고, 자연스럽게 매력적인 사람이 되면 상대가 다가온다. 돈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늘 돈을 "버는" 것에 집중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돈이 스스로 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돈을 단순한 노동의 대가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누구에게 흘러가는지를 이해하고 나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건 땀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그 땀이 금융의 흐름을 이해하고 있는가이다.

지금 당신의 땀은 돈을 밀어내고 있는가, 아니면 돈이 저절로 찾아오게 만드는가?

이제 그 질문을 던져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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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일 연재